[인천/경기]“쿵… 쿵… 굉음에 아이가 놀라 자지러져요”

  • 입력 2008년 7월 11일 07시 40분


송도국제도시 공사현장 소음 시달리는 인근 주민들

“창문을 모두 닫아도 인근 공사장에서 지반을 뚫을 때 발생하는 굉음이 너무 커 아이가 자꾸 놀라고 울어요.”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 2공구 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부 김모(30) 씨는 요즘 하루하루가 힘들다.

지난해 결혼해 낳은 아들이 자다가 놀라 울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보채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김 씨는 100여 m 떨어진 오피스텔 신축공사 현장에서 5월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들려오는 굉음에 따른 것이라며 지난달 시에 민원을 냈다.

그는 “민원을 내도 현장 관계자에게 소음을 줄일 것을 지시했다고 답변할 뿐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송도국제도시 2공구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와 상가 주민들이 소음과의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2공구 내 아파트는 2005년 입주가 대부분 마무리돼 신축 공사현장이 별로 없기 때문에 큰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2공구에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붙어 있는 1공구 어업보상용지 공사현장 곳곳에서 5월부터 지반에 파일을 박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엄청난 소음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현장과 맞닿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사현장에는 높이 10m가 넘는 대형 시추기계와 크레인 등 7, 8대가 작동하며 땅이 울릴 정도의 소음이 나지만 건설사들은 방음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주민 윤모(52) 씨는 “땅을 파는 기계가 하루 평균 10시간이 넘도록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쿵, 쿵’ 소리를 내기 때문에 무척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 씨는 지난달 30일 연수구 홈페이지에 ‘한 달 전부터 일요일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 아침 일찍부터 소음이 진동해 죽음과 같은 생활이 계속되고 있으니 방음벽을 설치해 달라’고 건의했다.

그러나 해당 부서는 ‘현장 관계자에게 소음저감 방안을 강구해 주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했다’고 답변했다.

공사현장에서 50여 m 떨어진 해양경찰청도 굉음 탓에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하는 건설회사에 소음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음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한 뒤 기준치를 넘어설 경우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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