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비극적 역사현장 탐방 ‘다크 투어리즘’ 추진”

  • 입력 2008년 6월 20일 07시 40분


비극적 역사의 현장을 방문해 교훈을 얻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 제주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제주4·3연구소 장윤식 연구실장은 최근 제주에서 열린 관광정책토론회에서 “일본군 유적지나 제주도4·3사건 현장 등 역사문화관광을 통해 동아시아 평화를 모색하는 다크 투어리즘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전적지’는 다크 투어리즘의 대표적 지역. 올해 1월 무료 개방한 이후 수학여행단, 일본 관람객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슬포 전적지는 일제강점기 일본이 본토 사수와 중국 공격을 위해 비행장, 진지동굴, 어뢰정 기지 등을 건설한 곳. 활주로가 온전히 보존됐으며 격납고 19기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올 3월 문을 연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의 평화기념관도 다크 투어리즘 코스의 하나.

평화기념관은 1948년 전후 좌우익 이념대결 과정에서 발생한 제주도4·3사건의 엄청난 상처를 유물과 사료로 보여 준다. 개관 이후 관광객 등 5만4000여 명이 다녀갔다.

1950년 8월 군경 예비검속으로 주민이 학살된 후 시신이 안장된 서귀포시 대정읍 ‘백조일손지묘’는 역사순례코스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장 실장은 “다크 투어리즘을 통해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다”며 “유적지를 정비해 평화축전, 역사문화축제 등을 개최하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크 투어리즘은 2000년을 전후해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유대인 학살 장소인 아우슈비츠수용소,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원폭이 투하된 일본 히로시마(廣島), 중국 난징(南京)박물관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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