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문열 20일엔 직접 의병운동 지휘하라”

  • 입력 2008년 6월 19일 10시 48분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충돌을 빚었다. 진보계열인 진중권 교수의 시민인터뷰. /동아일보 자료사진
1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보수단체와 진보단체가 충돌을 빚었다. 진보계열인 진중권 교수의 시민인터뷰. /동아일보 자료사진
진보논객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反촛불 의병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한 소설가 이문열 씨에게 “뒤에서 선동 말고 직접 나와서 의병운동을 지휘하라”고 쏘아 부쳤다.

진중권 교수는 18일 밤 CBS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에 출연해, “의병운동은 이미 일어났다”면서 지난 6일 특수임무수행자회 시청광장 추모회, 10일 보수단체들의 법질서 회복과 FTA 비준 촉구 대회, 그리고 오는 20일로 예정된 인터넷 까페 ‘과격불법 촛불시위 반대 시민연대’(nonodemo·노노데모) 회원들의 MBC 항의 집회를 열거했다.

진 교수는 “이문열 씨가 의병운동 거병을 했으니까 20일에 책임지고 나와서 의병장 노릇을 해주셨으면 한다”며 “그럼 우리가 진보신당 컬러TV로 생중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문열 씨가 최근 펴낸 소설 ‘초한지’를 겨냥한 듯 “이 씨가 촛불장난을 그만두라고 하는 것은, 그에게 고전소설을 번안해서 팔아먹는 ‘리사이클링 장난’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며 “내 보기엔 그런 소설이 문학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는데 본인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나, 이문열 씨에겐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분들이 택도 없는 짓을 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 분들은 그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내가 볼 때 이문열 씨는 탁월한 17세기 작가로 400년 일찍 태어났으면 굉장히 훌륭하실 뻔했는데 400년 늦게 태어나서 시대와 불화를 하는 모양”이라며 “이분은 그냥 시민들이 나와서 정치에 간섭하는 자체가 싫은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촛불집회의 향방에 대해 “지친 측면이 있고 이슈들이 소규모로 다양해지고 있어 당장은 사그라질 것 같다”며 “그러다가 협상 결과가 나오고 관보에 게재되고 그 밖에도 의료보험 민영화나 대운하 문제 같은 게 있을 때마다 대중들이 대규모로 결집하는 현명한 전략을 구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진 교수는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촛불시위를 비판하는 보수 논객들을 향해 “노인들이 벽에 X칠을 하는 것에 대해서까지 의견을 가질 필요가 있느냐”고 일축해 ‘노인폄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진 교수는 오는 20일에는 MBC ‘100분 토론-이명박 정부와 촛불, 어디로 가고 있나’ 편에서 토론자로 나서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과 뜨거운 설전을 벌일 전망이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