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여아 성추행 50대는 초등생 납치미수 유력 용의자”

  • 입력 2008년 4월 12일 02시 50분


서울 강서구에서 여아를 성추행한 범인이 최근 발생한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확인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인모(7) 양을 유인해 성추행한 혐의로 이모(58) 씨를 10일 구속했다.

이 씨는 지난달 25일 강서구 화곡4동에서 옆집에 사는 인 양에게 1000원을 주면서 끌어안은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 양은 “이상한 아저씨가 친구를 데려갔다”는 얘기를 전해들은 동급생의 어머니가 이 씨의 집 앞에서 불러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 씨는 경찰에서 “등을 쓰다듬고 방에 같이 들어간 것은 맞지만, 성추행은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끝까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가 지난달 19일과 28일 화곡8동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라고 밝혔다.

납치당할 뻔했던 남자 어린이는 “이 씨의 인상착의가 나를 납치하려던 범인과 비슷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또 경찰은 이 씨의 집이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불과 300m 정도 떨어진 곳이라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추가 물증을 확보하지 못해 구속영장에는 인 양에 대한 성추행 혐의만 적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납치미수 사건에 대해서 기억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사건 당일 행적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일산 초등학생 납치미수 사건이 발생하기 일주일 전인 19일 오후 4시 마스크와 모자를 쓴 남자가 화일초등학교 3학년 황모(9) 군에게 “피자를 사주겠다”며 접근했다. 범인은 황 군이 거부하자 팔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황 군이 뿌리치면서 “도와달라”고 외치자 범인은 그대로 달아났다.

28일에도 비슷한 장소에서 괴한이 같은 학교 3학년 배모(9) 군을 납치하려다 미수에 그친 바 있다.

강서경찰서는 납치미수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고, 뒤늦게 수사에 나서 전체 형사의 절반을 이 사건에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상부의 강한 질책을 받은 경찰이 신분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한 가택 탐문 수사를 벌여 주민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본보 4월 9일자 A30면 참조

▶ [기자의 눈/김상운]경찰이 더 무서워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