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늙지 않는 약’은 가짜

  • 입력 2008년 3월 14일 03시 00분


국제학술지 발표 김태국 교수 논문 ‘조작’ 결론

2006년 발표돼 화제를 모았던 KAIST의 ‘늙지 않는 약’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KAIST 연구진실성위원회(위원장 양현승 연구처장)는 김태국 생명과학과 교수가 2005년과 2006년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을 조사한 결과 두 논문 모두 조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13일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교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5년 김 교수가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한 ‘자석을 이용한 신약 탐색’, 이른바 ‘매직(MAGIC)’ 기술은 실험 결과를 반복해 재현하기 어려웠으며 사진과 표에서 심각한 조작과 변조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실성위원회는 김 교수가 2006년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노화 억제 신물질’도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논문에 실린 실험 결과는 김 교수가 미국 하버드대에 재직하며 개발한 노화 억제 물질을 위조해 실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회는 김 교수를 비롯해 논문 제1 저자인 원모 박사와 다른 저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논문 조작 주체에 대해서는 김 교수와 원 박사 등의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 과학계에 이 같은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경중과 사안에 따라 형사 처벌을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KAIST는 2월 12일 김 교수의 논문 두 편이 가짜라는 제보를 받은 뒤 연구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해 한 달간 조사해 왔으며 지난달 29일 연구 결과가 조작됐다는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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