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마중가요, 겨울휴가 온대요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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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천수만 일대 하늘을 수놓은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 동아일보 자료 사진
충남 서산시 천수만 일대 하늘을 수놓은 철새들의 화려한 군무.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서산 천수만-군산 금강호 등 생태체험 축제

겨울에 한국을 찾는 철새 중 그 수가 가장 많은 새는 가창오리다. 전 세계 가창오리의 95% 이상이 한국을 찾는다.

야행성인 가창오리는 낮에는 호수 등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해가 질 무렵 육지로 먹이를 찾아 나선다.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붉게 물든 바다 위로 한꺼번에 날아올라 펼치는 군무(群舞)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장관이다.

철새 탐조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철새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시베리아를 떠나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국을 찾는다. 겨울철새가 많이 오는 충남 서산시의 천수만과 전북 군산시의 금강호 등지에서는 철새를 관찰하는 생태체험 축제들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

○ ‘철새 천국’ 천수만, 매년 300여 종 40여 만 마리가 찾아

겨울철새 축제가 열리고 있는 17일 오후 서산시 천수만. 매시간 운행하는 철새탐조 버스가 간척지 안으로 들어서자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무리가 하늘과 땅을 오가며 평화롭게 날고 있었다. 간간이 흑두루미와 청둥오리도 눈에 띄었다.

생태탐방 안내를 맡은 서산고 김현태 교사는 “1980년대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넓은 농경지가 조성되면서 철새 먹이가 풍부해졌고 호수까지 생겨나 겨울철새의 낙원이 됐다”며 “해마다 300여 종, 40여만 마리의 철새가 이곳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천수만 A지구 내 제1탐조대를 찾은 탐조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새는 노랑부리저어새. 얕은 물가에서 주걱 모양의 긴 부리를 휘휘 저으며 먹이를 찾는 모습이 특징이다. 조류학자인 경희대 윤무부 교수는 “부리를 젓는 모습 때문에 저어새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서산 천수만 세계 철새 기행전(www.seosanbird.com)’은 25일까지 계속된다. 이곳에 있는 ‘철새생태체험관’에서는 천수만을 찾는 철새들의 사진과 박제, 동영상 등을 볼 수 있다. 황새 큰기러기 재두루미 등 다양한 철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청각 코너도 마련돼 있다. 041-669-7744

○ 금강호, 철새조망대에서 탁 트인 경관 만끽

군산시는 1990년 금강 하구둑이 완공된 뒤 철새도래지로 각광을 받게 됐다. 50여 종, 80여만 마리의 겨울철새가 해마다 이곳을 찾는다. 이를 보기 위해 지난해에만 78만 명이 다녀갔다.

올해 ‘군산세계철새축제’는 금강호 일대에서 25일까지 계속된다. 이곳에는 2003년 세워진 지상 11층(56m) 높이의 철새조망대가 있어 탁 트인 주변 경관을 만끽할 수 있다. 때를 잘 맞추면 가창오리 떼의 군무도 볼 수 있다. 가창오리 모양으로 만든 ‘철새신체탐험관’, 새알 모양으로 만든 ‘부화체험관’ 등의 생태교육 시설도 갖추고 있다.

철새조망대 앞 습지에서는 축제 기간 중 습지생태체험도 할 수 있다. 철새 조망대∼조류 관찰소∼금강하구를 돌아보는 겨울철새 탐조여행을 이용하려면 인터넷(www.gmbo.kr)으로 예약을 하는 게 좋다. 063-453-7213

강원 철원군 철원읍에 있는 두루미평화마을(dmz.invil.org)에서는 두루미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두루미 외에도 독수리 매 기러기 등 100여 종의 새가 이곳을 찾는다. 탐조 버스가 민간인통제선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2, 3일 전 예약해야 한다. 주변에 백마고지 전적관, 월정리역 등이 있다. 033-455-4399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날아가는 철새 어떻게 셀까

사진 찍어 격자로 나눈 뒤 한 칸에 든 개체수 × 칸 수

무리 지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수십만 마리의 철새는 어떻게 셀까.

국립환경과학원은 한국을 찾는 겨울철새를 조사해 매년 그 수를 발표하고 있다. 올해 1월 전국 128곳에서 동시에 조사한 결과 198종, 159만6697마리의 겨울철새가 관찰됐다고 국립환경과학원 측은 밝혔다. 어떤 철새가 지난해에 비해 얼마나 늘었는지, 줄었는지까지 발표한다.

철새를 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한 마리씩 헤아리는 것이다. 그러나 1000마리만 넘어가도 이 방법을 쓰기 어렵다. 따라서 망원경 또는 사진기를 이용한다.

망원경 렌즈 안에 들어온 철새의 수를 파악한 뒤 전체 새떼의 수를 추산하거나 사진을 찍어 격자로 나눈 뒤 한 칸에 몇 마리가 들어있는지 세어서 칸수로 곱해 개체 수를 추정한다. 외국에서는 철새의 수를 파악하기 위해 항공촬영을 하기도 한다.

국립환경과학원 박진영(조류학) 박사는 “여러 차례 반복해 세고 사진 분석 등의 방법으로 보완하기 때문에 경험 있는 연구자라면 90% 이상의 정확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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