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情과 효도… 감동의 수술실

입력 2007-10-04 03:02수정 2009-09-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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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간은 작아서 이식 못해” 아버지의 거짓말

“체력 단련해 키우면 되죠” 아들 8㎏ 몸 불려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드리려고 1년 동안 체력을 단련해 8kg이나 살을 찌웠습니다.”

추석 연휴에 자신의 간 일부를 아버지에게 이식한 김태화(28·인천 계양구·사진) 씨는 이식 수술에 적합한 몸을 만들기 위해 단련했다는 몸을 보여 주며 “수술 부위가 아물지 않아 통증이 있지만 기분은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버지(56)는 2001년 간경화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 왔으나 2년 전부터 상태가 나빠져 간 이식수술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 주기 위해 검사를 받았지만 아버지는 “병원에서 간의 크기가 작아 이식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해 주었다.

당시 김 씨는 키 175cm에 체중이 68kg 정도였고 아버지는 170cm에 85kg이었다. 실망한 김 씨는 몸무게를 늘리면 간 크기도 비슷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이때부터 헬스장 등에서 체력 단련을 하고 단백질 위주로 식단을 짜서 부지런히 몸집을 키웠다.

1년 동안 체중 8kg을 늘린 뒤 수술이 가능한지 검사하기 위해 다시 전북대병원을 찾았을 때 의료진에게서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1년 전에도 간 크기는 이식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고, 지금은 아버지의 상태가 너무 악화돼 이식수술이 힘들다는 것이었다. 1년 전엔 간 이식 성공 가능성이 80%였는데 지금은 반 정도라는 것이다.

김 씨는 “아들을 생고생시키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한 아버지의 자식 사랑을 알고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김 씨 가족도 “이식 성공 가능성이 낮아 부자를 모두 환자로 만들 수 없다”고 반대했지만 김 씨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수술을 집도한 유희철 간담췌이식외과 교수는 “아버지의 상태가 워낙 안 좋아 크게 걱정했지만 다행히 수술은 잘됐다”며 “부자지간의 사랑에 의료진도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아버지가 몇 년이라도 더 사시기를 바라는 마음밖에 없다”며 “아버지의 거짓말 덕분에 나도 체력을 단련할 수 있어서 되레 아버지에게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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