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담배 연기 없는 마을 위하여…

  • 입력 2007년 6월 4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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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 담배 끊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경남 남해군 보건소의 금연 상담 전문가인 양현주(31) 간호사는 ‘세계 금연의 날’인 지난달 31일 지역 내 자연마을에 금연 지도를 다녀오면서 이렇게 말했다.

남해군이 지난해 초부터 추진해 온 금연 캠페인은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마을 주민 전원이 금연하는 ‘담배 연기 없는 마을’ 도전은 아쉽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마을마다 몇 명씩 다시 담배를 피웠기 때문.

‘담배 연기 없는 마을’에 도전한 곳은 남해읍 곡내마을과 이동면 초곡마을 등 10개였다. 20세 이상 주민 892명에 흡연자는 140명. 지난해 말 점검한 결과 흡연자 중 59%인 83명만이 금연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전원이 금연에 성공한 마을에 인증서와 함께 500만 원의 상금이 지급될 예정이었으나 수상 마을이 탄생하지 못한 것.

보건소 금연 담당 김민주(27) 간호사는 “올해는 평가 방식을 바꿨다”며 “연말에 흡연율이 낮은 3개 마을을 뽑아 100만∼500만 원의 상금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 도전하는 마을은 서면 우물마을과 염해마을, 작장마을 등 12곳. 2월 말 사업설명회를 거쳐 12개 마을 흡연자 233명 가운데 134명이 금연을 선언했고 현재 116명이 금연에 성공하고 있다.

특히 우물마을은 담배를 끊겠다는 의사를 밝힌 11명 전원이 금연을 하고 있어 보건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마을 김모(85) 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담배를 피웠지만 모두 동참하는 일이니 한번 끊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남해군 보건소는 12개 마을에 대한 금연보조제 처방과 금단증세 상담, 니코틴 함량 변화 검사 등을 책임지고 있다.

‘담배 연기 없는 마을’은 세계보건기구에 국제건강도시로 등록된 남해군의 특화사업이며 다른 자치단체들도 많이 본받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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