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大入 ‘수능 등급제’에 숨은 폭탄 셋

  • 입력 2007년 3월 26일 02시 56분


《2008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비중 확대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올해 대입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더 큰 ‘숨은 폭탄’이 있다고 말하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이들은 올해 처음 도입되는 수능 완전 등급제가 예상치 못한 폭발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

▽폭탄1: 수능 난이도=지난해까지 수능 성적은 등급, 표준점수, 석차백분위로 주어졌지만 올해부터는 등급만 나온다. 1등급은 상위 4% 이하, 2등급 7% 이하, 3등급 11% 이하 등 수험생의 성적분포 구간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만일 시험이 쉬워 만점자가 11% 이상이면 2등급이 없어진다. 2005학년도에 3과목, 2006학년도에 1과목에서 실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지난해까지는 등급이 같아도 다른 점수가 있어 수험생의 우열을 가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런 ‘보조 장치’가 없어진다.

이 때문에 올해 수능은 예년에 비해 다소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교육인적자원부와 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성적 발표 사흘 뒤인 12월 19일 대통령 선거가 있어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할 경우 자칫 선거에 영향이 있지나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폭탄2: 수리 교차응시=수험생 중에는 3, 4월 전국연합학력평가 등의 결과에서 등급이 잘 나오지 않으면 과목을 바꾸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수능의 수리와 탐구영역은 수험생이 어떤 과목을 고르느냐에 따라 모집단의 크기가 달라져 등급 구분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과 수험생이 수리 ‘가’형이 아닌 문과 수리 ‘나’형을 치르는 교차응시도 주목 대상이다. 2006학년도에는 ‘가’형이 26.4%, ‘나’형이 73.6%였으나 2007학년도에는 ‘가’형이 23.4%, ‘나’형이 76.6%로 ‘나’형이 늘었다.

지난해까지는 대학들이 표준점수를 활용해 자체 변환 표준점수를 만들어 교차 응시에 따른 유·불리 현상을 완화해 왔지만 올해는 이런 방법도 쓸 수 없다.

올해부터는 모든 과목에서 응시자가 많은 쪽이 유리하다. 응시자가 적으면 등급 비율에 해당하는 인원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형 응시자가 1000명인 경우 40등 이내면 1등급에 들지만 200명이 ‘나’형으로 이동하면 32등까지만 1등급이 된다. 8명은 실력은 예전과 같아도 수험생 이동 때문에 2등급을 받는 억울함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형 수험생이 ‘나’형 수험생보다 수학 실력이 낫기 때문에 교차응시가 많으면 ‘가’형은 상위권이, ‘나’형은 중상위권 이하 수험생이 등급이 밀려나는 피해를 볼 수 있다.

▽폭탄3: 탐구 선택과목은 로또=응시자가 적은 과목은 좋은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지고 수험생이 많은 과목은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회탐구에서 사회문화, 한국지리, 한국근현대사 윤리는 수험생의 51∼71.9%가 응시했지만 세계사 세계지리 경제지리 국사는 10.5∼22%에 불과했다. 수험생들은 전년도에 불리했던 과목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상위권이 많이 응시하는 국사를 선택한 수험생의 비율은 2006학년도 31.3%에서 2007학년도에 22%로 줄었다.

과학탐구에서도 경향은 비슷하다. 화학Ⅰ(93%) 생물Ⅰ(90.5%)에 비해 물리Ⅱ(9.3%), 지구과학Ⅱ(7.6%)는 응시자가 적어 좋은 등급을 받기가 쉽지 않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주요 대학들이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2, 3등급 이상으로 정했지만 수험생 이동으로 기준에 미달해 탈락하는 예비 합격자가 많이 나올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2007학년도 수능 응시자 및 비율
영역선택과목인원(명)비율(%)
윤리16만142151.0
국사6만950722.0
한국지리21만449967.8
세계지리3만791712.0
경제지리5만428617.2
근·현대사16만841453.2
세계사3만312010.5
법과 사회6만243419.7
정치10만639233.6
경제8만806827.8
사회·문화22만742271.9
물리Ⅰ11만390757.7
화학Ⅰ18만357193.0
생물Ⅰ17만863590.5
지구과학11만464558.1
물리II1만83339.3
화학II7만576538.4
생물II6만910235.0
지구과학I1만498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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