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설 전래동화 들려주며 놀이처럼 세배 익히게

  • 입력 2007년 2월 13일 03시 00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설에는 가족과 친지가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고 새해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많다.

이런 자리를 예절과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기회로 삼는 것도 아이의 예의 바른 생활습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3, 4대에 걸쳐 대가족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어른을 공경하는 법을 깨달을 수 있었던 전통사회와 달리 자녀 수가 줄고 핵가족 제도가 정착한 현대에는 명절이 예절과 가족관계를 익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설을 맞아 유치원생 및 초등학교 저학년생 자녀에게 세배와 차례 등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세배 가르치기

처음부터 딱딱한 인사법이나 절부터 가르치면 아이가 엄격한 규율로 받아들여 자칫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설 관련 그림책을 보여 주거나 설의 유래나 전래동화를 들려주는 등 예절과 전통문화에 대한 흥미를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면 된다.

먼저 세배는 ‘나이가 어린 사람이 어른들에게 하는 새해 인사’라고 설명해 주면 된다. 부모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아이에게 놀이처럼 따라 해 보게 한다. 잘 따라 했을 때는 칭찬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친지에게 정확한 호칭을 사용하는 것도 예절 교육의 하나다. ‘큰아버지께 세배를 해볼까?’ ‘다음은 삼촌과 숙모 차례네’ 등으로 친척의 호칭을 알려줘 촌수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면 좋다. 초등학교에서는 가계도 그리기 숙제를 내주는데 명절 동안 이를 완성해 보는 것도 특별한 체험학습이 될 수 있다.

친척을 만나도 인사를 잘 하지 않는 아이는 부모가 먼저 큰 소리로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여 씩씩하게 인사하는 것이 기분 좋은 일이란 것을 깨닫게 해줘야 한다.

아이가 세배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도록 세뱃돈의 의미에 대해서도 미리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예전엔 세뱃돈 대신 떡과 약과를 줬다’거나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축복해 주는 의미’란 것을 알려주면 아이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또 ‘세뱃돈을 받았을 때 어떻게 인사하면 좋을까’ 등으로 답변과 인사말을 미리 유도하면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아이가 된다.

서울시교육청 오시형 장학사는 “세뱃돈을 받은 뒤 어디에 쓸 것인지, 어떻게 쓰는 것이 좋을지 자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아이의 경제관념과 자립심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차례상 차리기

명절에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많은데 아이의 눈에는 음식을 늘어놓고 어른들이 절을 하는 모습이 낯설게 보이기 마련이다. 방해가 된다고 아이를 방에서 놀게 하거나 멀찍이 떼어 놓으면 전통예절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셈이다.

차례는 한 해의 첫날에 ‘일년 동안 나쁜 일 없이 잘 지내게 해주세요’라고 비는 의미와 조상에게 ‘행복하게 잘 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의미가 있다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해 주는 것이 좋다.

차례상을 준비할 때 아이를 동참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장 보기, 재료 다듬기, 만두 빚기, 수저 놓기 등은 간단한 일이지만 아이에게는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

음식을 준비하며 음식과 전통문화에 얽힌 이야기를 알려 주는 것도 좋다. 만두를 빚으며 ‘복을 싸서 먹는다’는 의미를 말해 주거나 떡국을 준비하며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가 명절을 ‘귀찮은 날’이 아닌 ‘즐거운 날’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모두 둘러앉아 음식을 먹을 때도 ‘어른 먼저 드신 다음에 먹어야지?’라고 유도하거나 ‘할아버지 할머니, 먼저 드세요’라고 말할 수 있게 가르치면 자연스럽게 어른에 대한 공경심을 가질 수 있다.

아이챌린지 유아교육연구소 김해숙 교재기획 팀장은 “예절은 생활 속에서 한 가지씩 가르쳐 줘야 한다”며 “특히 도덕성이 형성되는 나이인 5∼7세의 어린이에게 명절은 특별한 문화체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민속놀이

아이와 함께 색종이나 천으로 복주머니를 만들며 ‘귀신을 쫓고 복을 빈다’는 의미를 설명해 주면 전통문화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할 수 있다.

윷놀이는 협동심과 사회성을 기르는 동시에 규칙을 지키고 상대편을 존중하는 마음을 길러 준다. 투호놀이는 집중력과 침착성을 높여 주고 목표물을 정확히 맞히는 노력을 통해 신체조정력도 기를 수 있다.

팽이놀이로 여러 신체기관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법을 익힐 수 있고 관성의 법칙 등 과학원리를 깨달을 수도 있다. 제기차기는 다리 근육을 튼튼하게 하며 지구력과 인내심, 순발력을 갖게 한다. 고누놀이는 상황에 대처하는 재치와 판단력을 기르고 공간 지각력과 문제 해결력을 기를 수 있다.

글=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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