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2008 수시모집 내신 성적 차등 적용

  • 입력 2007년 2월 5일 18시 02분


고려대가 2008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고교별로 내신 성적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고려대의 방안이 고교 등급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혀 다른 대학들도 고려대와 비슷한 방식을 도입할지 주목된다.

고려대 박유성 입학처장은 5일 "고려대에 응시하는 500여 개 고교의 과목별 시험 표준편차를 파악해 표준편차가 작은 30% 가량의 학교 학생의 내신 성적을 보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표준편차가 작으면 학생들의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

박 처장은 "표준 편차가 작은 과목의 시험은 변별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평균 점수 이상의 학생들은 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평균 점수 이하 학생들은 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재학생 수가 적어 내신 등급에서 손해를 보는 학생을 구제하고, 문제를 지나치게 쉽거나 어렵게 내서 변별력이 없는 학교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같은 학교에서 내신 등급이 같더라도 원점수를 고려해 점수를 세분화함으로써 변별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또 "논술의 변별력이 떨어져 내신의 실질 반영률을 높이려 한다"면서 "특수목적고와 일반고 가운데 어느 학교가 유리할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성적 차이가 적게 나도록 시험을 내는 학교는 불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2008학년도부터 학교생활기록부가 상대평가 방식으로 바뀌어 내신 부풀리기 현상이 개선되고 있어 이 같은 방식이 어떤 효과가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이 몰려 있는 특수목적고의 경우 학교 시험을 어려운 편이더라도 학생의 성적이 비슷해 표준편차가 작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재적생 수가 적은 시골학교나 특수목적고 등이 보정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학교 간의 학력격차는 이런 방식으로 보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고려대의 방안은 기존 입학생의 성적을 바탕으로 각 고교 간 학력 격차에 따른 서열을 매기는 고교 등급제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과목별 시험의 변별력을 보는 것은 학교를 서열화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전형 요소 반영 방법은 개별 대학이 판단할 문제이며 교육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