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재판부는 "방어권을 보장하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에 허가됐던 보석 결정을 취소하지 않는다"며 정 회장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정 회장 측은 항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 회장이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의 부외자금을 은밀하게 조성해 불법적 용도 등에 자의적으로 사용한 행위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크게 저해하는 것"이라며 "선진경제와 선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회장이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점 등은 참작돼야 하나 이 사건 행위는 명백한 범법행위에 해당해 엄정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현대·기아자동차 등 계열사 자금 1034억 원을 비자금으로 조성하고 696억 원을 횡령한 혐의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 과정에서 계열사에 1670억 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 △현대강관 유상증자 과정에서 현대차에 3900만달러의 손해를 입히고 해외펀드 이익금 183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 △계열사간 부당한 채권 거래 및 ㈜본텍 유상증자 과정에서의 배임 혐의 등 정 회장의 공소사실 4가지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한편 재판부는 정 회장과 함께 기소된 김동진 현대차그룹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이정대 재경본부장과 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현대차 비리 수사ㆍ재판 일지
▲2006. 3.26 = 현대차ㆍ글로비스ㆍ현대오토넷 압수수색
▲2006. 3.28 = 이주은 사장 구속수감
▲2006. 3.29 = 현대차 채양기 기획총괄본부장ㆍ이정대 재경본부장 소환
▲2006. 4. 2 = 정몽구 회장 미국 출국
▲2006. 4. 3 = 검찰 "정 회장 출국으로 수사 장애시 제반조치"
정의선 기아차 사장 출국금지
▲2006. 4. 8 = 정몽구 회장 귀국
▲2006. 4.10 = 정순원 로템 부회장 소환조사
현대차 계동 사옥 압수수색
▲2006. 4.11 =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 `빚 탕감 로비 혐의' 체포
삼일회계법인 압수수색. 현대오토넷 관련자료 확보
▲2006. 4.13 = 김동훈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 구속
현대차 이정대 재경본부장ㆍ김승년 구매총괄본부장 체포
▲2006. 4.14 = 박상배 전 산은 부총재ㆍ이성근 전 산은 투자본부장 긴급체포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 구속기소
현대오토넷 이일장 전 사장ㆍ김영섭 사장 소환조사
▲2006. 4.15 = 박상배ㆍ이성근씨 구속영장 청구
▲2006. 4.17 = 박상배ㆍ이성근씨 구속영장 기각
정몽구 회장 중국 방문
▲2006. 4.18 = 박상배씨 자택 압수수색
▲2006. 4.19 = 현대 `정 회장 부자 1조원대 글로비스 주식지분 헌납' 발표
김동진 현대차 총괄부회장 긴급체포, 정몽구 회장 귀국
▲2006. 4.20 = 정의선 기아차 사장 소환조사
▲2006. 4.24 = 정몽구 회장 소환조사
▲2006. 4.27 = 정 회장 사전구속영장 청구
▲2006. 4.28 = 정 회장 구속수감
▲2006. 5.16 = 검찰, 정 회장ㆍ현대차 임직원 기소
▲2006. 5.26 = 정 회장 법원에 보석 신청
▲2006. 6. 1 = 정 회장 첫 공판.
▲2006. 6. 9 = 정 회장 강남 성모병원서 종합 정밀진단
▲2006. 6.14 = 정 회장 법원에 탄원서 제출.
▲2006. 6.28 = 법원, 정 회장 보석 허가
▲2007. 1.16 = 검찰, 정 회장 징역 6년 구형
▲2007. 2. 5 = 정 회장 징역 3년 선고…보석상태 유지
김동진ㆍ이정대ㆍ김승년씨 징역2년6월에 집행유예 3~4년
장택동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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