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8명에 적극행정 유공포상
배드뱅크 담당 공무원도 포함
효과 입증 안됐는데 샴페인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 네번째)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새도약기금 출범식에서 정정훈 한국자산관리공사장 등 참석자들과 현판 제막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1/뉴스1
금융당국이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 이재명 정부의 ‘배드뱅크(새도약기금)’ 등 담당 공무원 8명을 ‘2025년 3·4분기 적극 행정 우수공무원’으로 선정했습니다. “‘성과급 최고 등급’ 등 파격적 인센티브를 주겠다”고도 약속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장려하고 그런 정책에 힘쓴 공무원을 격려하는 건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포상의 대상인 정책들을 살펴보면 국민들이 과연 우수한 정책이라고 공감할지 의문입니다.
금융위가 이번에 포상을 주는 우수 정책은 6·27, 10·15 대책 등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 ‘150조 원 국민성장펀드’,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도약기금’,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실천 방안’, ‘청년미래적금’,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 방안’ 등 8개입니다.
이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우수 정책’에는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과 새도약기금이 포함됐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정책들은 국민들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기엔 아직 논쟁적으로 보입니다.
6·27, 10·15 대책은 실수요자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계약을 마친 뒤 대출을 못 받아 아파트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사례들이 쏟아졌습니다. 두 대책은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크게 높였고, 올 하반기 은행권 대출 목표치를 기존 대비 절반으로 축소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젊은 층, 중·저신용자들은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카드·보험사 등 2금융권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새로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매일 오전 6시에 하루 치 한도가 갱신되는 인터넷 전문은행 앱(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대출 신청을 하는 ‘인뱅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집니다.
새도약기금은 전체 연체채권의 절반 이상을 보유한 대부업권의 참여율이 저조해 ‘반쪽짜리 정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도약기금은 내년까지 총 16조4000억 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매입해 약 113만 명을 지원하는 정책인데 이에 참여한 대부업체는 12일 기준 전체 대부업체의 10%가량인 25곳뿐입니다. 금융당국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평가하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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