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사칭 5000만 원 가로채 잠적

  • 입력 2007년 1월 22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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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을 사칭해 전화를 걸어 5000만 원을 송금 받은 뒤 잠적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오전 식당을 운영하는 조모(51·여) 씨는 중국동포로 추정되는 여성 1명과 남성 1명에게 전화를 받았다.

이들은 조 씨에게 "검찰 직원인데 당신 계좌가 검찰을 사칭한 송금 사기 범죄에 이용되고 있으니 곧 출두해 조사받지 않으면 가담자로 보겠다"고 말했다.

겁에 질린 조 씨는 통장과 신용카드를 들고 종로구의 한 은행으로 곧장 달려갔다. 1시간가량 전화통화를 하며 이들이 일러주는 대로 자동인출기의 숫자 번호를 정신없이 눌렀다. 정신을 차려보니 계좌에 있던 5000만 원이 알 수 없는 두 개의 계좌로 송금된 것. 하지만 "사모님 신분을 보호해야 하니 명세표 용지를 찢어버리라"는 말에 따라 거래명세서도 없애 증거도 없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요즘 뉴스에서 검찰을 사칭해 송금 사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 전화 건 사람들이 진짜 검찰 직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들이 해외 인터넷 전화를 이용해 조 씨에게 전화를 건 점으로 미뤄 중국 등 해외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는 걸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사기 사건은 0.5%의 확률에 도전하는 사기극"이라며 "범인들은 1000명에게 전화를 걸면 5명은 걸려든다고 보고 유사 범죄를 끊임없이 벌이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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