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 로비' 수사 탄력 받나

  • 입력 2007년 1월 9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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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주(58.구속)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의 금품 로비를 받은 혐의로 핵심 인사 2명이 9일 구속 수감되면서 검찰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검찰로선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신상식 전광주지원장의 신병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등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에 한걸음 다가가는 분위기다.

우선 검찰이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이근영 전 금감원장이 김씨의 로비에 따라 금고 인수 작업에 개입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다.

당시 김 부원장에게 김씨를 만나라고 지시했던 이 전 원장은 "부실 금고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김 부원장에게 김씨를 소개한 것"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당시 금고는 부실 상태가 아니었던 것으로 드러나 이 전원장의 주장에 정면 배치될 뿐만 아니라 인수 과정에서 비리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이 전 원장에 대한 소환 일정을 앞당겨 김 부원장 등에게 지시를 내린 경위와 김씨로부터 대가를 제공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캘 방침이다.

골드상호신용금고가 당시 주식배정에 관한 문제로 금감원의 지적을 받아 경영권을 넘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정황 등에 비춰 이 전 원장뿐 아니라 또다른 금감원 핵심 간부의 개입 가능성도 남아 있다.

이 전 원장 개입 의혹과 함께 신씨가 김씨의 로비 창구로 직접 활동했는지 여부 또한 관심 대상이다.

신씨는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 과정에서 김씨로부터 2억3000만 원을 받아 김 부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국무총리실 산하 감찰반의 공무원 `암행감찰'에서 김씨의 청탁을 받아 로비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총리실에 파견 근무 중이던 2001년 9월 국세청 고위 간부 L씨가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주점에서 향응을 받고 도박판을 벌이다 총리실 산하 암행감찰반에 적발되자 김씨의 청탁으로 이를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01년 일이라 3000만 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지 않은 이상 공소시효(5년)가 지나버려 처벌은 힘들지만 그런 부분이 어떻게 묻혀질 수 있었는지, 어떻게 청탁이 이뤄질 수 있었는지 조사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신씨와 L씨 등은 김씨가 종신회장으로 있는 정ㆍ관계 인사들의 사적 모임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의 모임' 회원으로 친목 성격의 이 모임이 로비의 중심에 있지 않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모임에는 금감원과 국세청 간부뿐 아니라 감사원, 검찰, 국정원, 정부 부처의 고위층 인사가 다수 참여하고 있었고 핵심 인물들은 `8인회'라고 불리는 `알짜' 회원으로 활동,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져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 수사 관계자는 "모임의 매커니즘이 매우 궁금하다"며 "김흥주씨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서로 알음알음으로 회원이 됐는데 뭔가 비정상적인 일이 있었는지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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