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납치 전화 속지 마세요"…잇단 거짓 협박전화

  • 입력 2006년 12월 15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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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납치했다며 돈을 요구하는 거짓 협박전화가 최근 잇따르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5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14일 낮 12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정모(53)씨의 구두방으로 "아빠, 친구 보증을 섰는데 친구가 빚을 안갚아 납치됐다"는 내용의 전화가 걸려왔다.

중학교 1학년생인 아들의 목소리와는 달랐지만 당황한 정씨는 아들이 폭행을 당하고 겁에 질려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옆에 아저씨를 바꿔달라"고 말했다.

전화기를 넘겨받은 한 남성은 정씨에게 "아들을 납치했으니 500만 원을 보내라"며 정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가르쳐달라고 요구했고 곧바로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자신의 계좌번호를 불러준 뒤 "전화를 끊지 말고 근처 은행으로 가서 이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협박했다.

정씨는 인근 K은행에 가 500만 원을 송금하면서도 전화를 끊지 못하자 아들의 납치로 협박당하고 있는 상황을 메모지에 써 옆 사람에게 넘겨주고 경찰에 신고해줄것을 부탁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은행에 바로 지급정지 신청을 했으나 이미 280만 원이 현금으로 빠져나간 뒤였고 정작 정씨의 아들은 납치는 커녕 집에 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 외에도 이번 주 들어 경남 진주와 인천, 울산, 서귀포 등에서도 `아들을 납치했으니 돈을 보내라'는 내용의 거짓 협박전화가 빈발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뿐만 아니라 아들이 없는 집에도 똑같은 내용의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모두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범인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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