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회사 차리는게 훨씬 어려워요”

  • 입력 2006년 12월 6일 06시 18분


대학 졸업자의 취업난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취업보다는 창업 쪽으로 눈을 돌려 일찌감치 사장이 된 대학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대학생 사장님’은 계명대 4학년 조성희(28·자동차공학과), 조용중(27·관광경영학과), 류광한(26·통상학과) 씨 등 3명.

이들 중 조성희 씨는 병역을 마치고 복학과 휴학 등을 거쳐 2003년 9월 온라인언어 치료시스템 개발 전문회사인 STS를 설립해 현재 직원 7명을 두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회사 운영자금 마련과 직원관리 문제로 좌절과 시련을 겪었다”며 “대학생이 취업 공부나 열심히 하지 무슨 사업이냐고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주위 사람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한 적도 많다”고 말했다.

컴퓨터 화상카메라와 마이크 등을 활용해 아동용 언어치료 프로그램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이 회사는 내년에는 서울과 부산에 가맹점을 낼 계획이다. 올해는 온라인 시장 등을 통해 1억 원 정도의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올해 4월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개발 전문업체 ‘마이 네트웍스’를 차린 조용중 씨는 수업이 없는 날을 이용해 K여행사 직원으로 일하는 등 회사 대표와 직원의 일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오후부터 직원 4명과 회사 일에 매달리느라 여자친구를 만날 시간도 못 낼 정도지만 취업 걱정 없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호주머니도 두둑해져 하루하루가 무척 즐겁다”며 웃었다.

올해 8월 무역 및 유통업체인 ‘가가 트레이딩’을 창업한 류광한 씨는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상거래 능력을 갖추는 게 대학생 창업의 기본 조건”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회사를 꾸려나가 보니 창업은 결코 취업의 대안이나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사를 차리는 것은 취업보다 더 어렵다”며 “자신의 능력과 여건에 맞는 아이템을 정해 열정과 자신감을 갖고 충분히 준비한 뒤 뛰어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취업이 잘 안 된다며 무턱대고 창업에 뛰어드는 대학생이 늘고 있지만 철저한 시장조사와 창의적인 아이템 없이 시작하면 대부분 실패한다”며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뒤 반드시 전문가나 창업 지원기관의 자문과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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