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사이트’ 중학생까지…자살관련 블로그-카페 등 적발

  • 입력 2006년 11월 30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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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이 자살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독극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인터넷 자살사이트와 지식검색을 통한 독극물 거래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

28일 오후 11시경 부산 북구 금곡동 모 아파트 김모(14·중2) 군의 집 작은방에서 김 군이 피를 토한 채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 박모(39) 씨가 발견했다.

김 군은 이날 오후 9시부터 같은 반 여자 친구(14)와 인터넷 채팅을 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오후 10시 23분경 ‘독극물을 먹었다. 마비가 온다. 목이 따갑다’는 글을 남긴 뒤 연락이 끊어졌다.

여자 친구는 김 군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했고, 휴대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신음소리를 듣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 3명에게 급히 연락을 했다. 김 군의 친구 4명은 택시로 김 군의 집에 가면서 어머니 박 씨에게 연락했고, 박 씨와 친구들이 거의 동시에 집에 도착했을 때 김 군은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평소 가정형편을 비관하던 김 군은 한 달 전에도 자신의 왼쪽 손목 동맥을 자해해 자살을 시도하는 등 우울증세를 보였다.

어머니 박 씨는 “아들이 ‘자살사이트에 가입했다’는 말을 듣고, 정신과 치료를 받도록 하는 등 문제가 있었으나 가정형편상 특별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박 씨는 5년 전 남편과 이혼하고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면서 우유 배달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경찰은 “김 군이 최근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해 만난 사람에게서 독극물을 구입했다’는 말을 했다”는 친구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문제의 자살사이트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와 한국자살예방협회는 29일 자살 관련 온라인 유해 사이트에 대해 모니터링을 한 결과 각종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자살 방법을 논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주요 포털 사이트의 카페와 지식검색, 게시물, 게시판, 정보통신윤리위원회 경찰청 홈페이지 등에서 발견 신고된 자살 관련 콘텐츠는 총 444건이나 됐다. 이 중 자살에 관한 지식 게시물이 202건, 블로그가 85개, 자살카페 34개, 사이트 6개, 기타 117건 등이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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