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11월 1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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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서린이 형제는 텔레비전을 많이 시청하는 편인데, 서린이 아빠는 텔레비전이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며 ‘TV 안 보기 운동’에 동참하자고 하십니다. 서린이는 이런 아버지의 제안에 반대하였습니다. 서린이의 처지에서 텔레비전을 없애면 안 되는 이유를 제시하고, 올바른 텔레비전 시청 방법을 400자 내외로 써 보세요.[국어 6-2 넷째 마당. 문제와 해결]

■ 논제 분석

공중파와 케이블 채널을 통해 하루 종일 어린이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되면서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부쩍 늘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텔레비전을 켜고, 가족이 밥 먹을 때나, 얘기를 나눌 때조차 텔레비전을 보는 등 텔레비전 시청은 습관처럼 이뤄지고 있다.

이번 논제는 텔레비전 때문에 발생하는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이 소재이지만, 넓게 보면 텔레비전 시청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시청 방법을 알아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텔레비전을 없애면 안 되는 이유와 관련해 텔레비전의 부정적 기능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긍정적 기능도 함께 생각하는 폭넓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 문명의 이기인 텔레비전은 쓰는 사람이나 방법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하지만 약도 되기 때문이다.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가족 간의 대화를 단절시키는 등 부정적인 기능에 대해서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이는 ‘텔레비전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을 이끌기 위함이 아니다. 바람직한 시청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문제 인식’ 과정이어야 한다. 이외에 어린이들이 텔레비전을 보지 못해 친구들과 겪게 되는 의사소통 단절 같은 구체적인 문제점도 아울러 생각해 보도록 한다.

두 번째는 올바른 텔레비전 시청 방법과 관련된 것으로 문제 해결을 원하는 논제 요구 사항을 파악해야 한다.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때, 해결 방안이 보편적이고 타당하며 실현 가능한지를 잘 고려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논제에서 서린이 아빠는 텔레비전이 사람을 바보로 만들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보지 말자고 하였다. 그렇다면 올바른 텔레비전 시청 방법은 텔레비전의 부정적 기능을 해결하고 긍정적 기능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내용적인 측면의 시청 방법뿐만 아니라,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자세, 텔레비전과의 거리, 조명, 텔레비전 수상기의 위치 등 시청 태도와 관련된 바람직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도 좋다.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학년연계단원논제와의 연계 요소
국어6-2넷째 마당 : 문제와 해결·문제와 해결의 짜임 알아보기
·해결방안의 적절성 판단하기
사회4-22. 가정 생활과 여가 생활·바람직한 여가 생활 알아보기

■ 핵심 키워드

▶문제와 해결의 짜임

문제와 해결의 짜임으로 된 글은 어떤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쓴 글이다. 이와 같은 글에서는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나 그 문제 때문에 생기는 여러 가지 현상들이 먼저 제기되고, 문제의 원인에 따른 실현 가능하며 타당한 해결 방안이 제시된다. 해결 방안은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하며 누구나 이해하고 동의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바람직한 방안이어야 한다.

▶여가 생활

여가는 생계를 위한 필요성 때문에 해야 하는 ‘일’과 구별되며 자기가 좋아하는 활동을 찾아 즐거움을 얻는 시간이다. 그러므로 의무가 아니라 스스로 만족을 얻기 위한 자유로운 활동으로서, 활동을 행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다. 취미 활동이 직업으로 연결되거나 봉사 활동으로 이어져 보람을 느낀다면 바람직한 여가 생활이 된다.

■ 예상 문제

1. 인규네 가족은 시간을 함께 보낸 적이 많지 않습니다. 인규의 제안으로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여가 활동을 하자고 했습니다. 인규네 가족이 하기에 좋은 여가 활동을 찾아 좋은 점을 2가지 이상 써 보세요.

■ 학생글

김보훈·전북 화산초등학교 6학년

어른들은 아이들이 텔레비전에 푹 빠져 있으면 흔히 텔레비전은 나쁘고 해로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올바르게 시청하지 않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소식을 빠르게 알 수 있고 교육방송도 볼 수 있고 가족끼리 함께 웃을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유익한 것을 얻을 수 있다.

텔레비전을 볼 때에는 프로그램과 시간을 정해 놓고 시청해야 텔레비전을 보는 데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중독이 되지 않는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도 건강을 위한 방법이다. 텔레비전과 거리를 충분히 두고 앉아서 시청해야 한다. 또한, 해가 되는 프로그램은 보지 말아야 한다. 유행어나 폭력, 욕설을 쓰는 것을 어린이들이 따라하게 되기 때문이다.

텔레비전을 올바르게 시청하는 방법을 잘 실천하면 텔레비전을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김신희·경남 신진초등학교 5학년

텔레비전을 없애면 안 되는 이유는 텔레비전이 우리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따분한 생활을 잠시 중단하고 여가 시간을 가질 때에 오락 프로그램은 우리를 웃게 만든다. 그리고 텔레비전은 우리가 학교나 책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텔레비전을 올바르게 시청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첫째, 하루에 시청할 프로그램의 시간표를 미리 짜고 시청한다. 이렇게 하면 유익하지 않는 프로그램을 보는 일은 피할 수 있다. 둘째,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유익한 프로그램만 본다. 만약 프로그램을 선택하지 않고 본다면 나쁜 지식을 얻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가족과 함께 시청한 후 그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이 방법을 실천하면 가족이 그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글의 분량을 서론-본론-결론에 적절히 안배해야

■ 총평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이는 논술에서 측정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능력 가운데 하나이다. 텔레비전의 역기능만을 우려한 서린이 아버지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텔레비전의 순기능을 찾아 논술하는 것이 이번 논제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텔레비전의 순기능을 단순히 다양한 정보 제공과 효과를 언급하는 차원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좀 더 깊고 폭넓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텔레비전 시청을 공유한 사람들 간 대화 소재로서의 기능과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태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논술문을 쓰는 데 있어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것과 함께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글의 경제성과 효율성이다. 이번 논제의 경우 텔레비전 시청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을 언급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제한된 분량에 두 가지 요구사항을 모두 답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내용을 언급하는 것은 자칫 논제의 요구사항에 충실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김보훈 학생과 김신희 학생은 글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잘 살려 논술함으로써 논제의 요구에 충실했다. 김보훈 학생의 글은 논제의 두 가지 요구 사항에 대해 글의 분량을 적절히 안배하여 처음, 가운데, 끝의 균형을 잘 갖추었다. 또한 문장과 문장, 단락과 단락 간의 연결도 매끄럽게 구성하여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있다. 특히 논술문의 서두에 텔레비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까닭을 밝힌 부분은 텔레비전을 시청함으로써 생기는 폐해를 지적한 다른 학생들의 글과 차별화된다. 이는 텔레비전 자체의 부작용이라기보다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시청자의 무분별한 태도로 인해 생긴 역기능을 잘 지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김신희 학생 역시 논제에서 요구하는 두 가지 요구 사항을 적절히 안배하여 논술하는 치밀함을 보이고 있다. 텔레비전을 없애면 안 되는 이유와 올바른 시청 방법에 대한 생각을 잘 제시한 점은 칭찬해 줄 만하다. 하지만 글의 서론과 결론이 빠져 있어 아쉽다. 논술문은 그 자체가 한편의 완결된 구조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텔레비전을 없애면 안 되는 이유는…’과 같이 논제에 대한 답변으로 시작하는 글은 글 자체의 완결성을 떨어뜨려 감점의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시청 방법을 제시하는 글 가운데 둘째,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라는 표현은 셋째에서 언급한 내용과 겹치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과감히 생략해 내용의 뚜렷한 차이가 드러나도록 쓰는 편이 낫다.

瘟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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