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광진교 보행전용다리로 전환 추진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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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진구 광장동과 강동구 천호동을 잇는 왕복 4차로의 광진교를 보행 전용교로 전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2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내년 가을부터 주말과 공휴일 등을 이용해 광진교의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다리 위 공간을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청소년광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보행 전용교로의 전환이 확정된 잠수교가 내년 4∼8월 중 공휴일에 한해 보행 전용화가 시범 실시될 예정이어서 잠수교에 대한 평가가 끝나는 대로 광진교에 대해서도 교량 보행 전용화 시범 실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광진교를 보행 전용교로 전환할 경우 주변 교통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관련 용역비용을 내년 예산에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또 보행 전용화를 대비해 추락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난간 보강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시범실시 과정에서 큰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경우 광진교는 잠수교(2008년 1월 전면 실시)에 이어 제2의 보행 전용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광진교는 다리를 새로 놓을 때부터 보행교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한강 교량 중 교통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일단 주말과 공휴일 등에 시범 실시해 본 뒤 전면 실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광진교를 유력한 보행 전용화 전환 교량으로 지목한 것은 현재 광진교를 오가는 차량이 그리 많지 않은 데다 바로 옆에 광진교의 교통량을 부분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왕복 6차로의 천호대교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광진교의 일일 차량통행량은 잠수교(4만5000대)의 절반 수준인 2만∼3만 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진교는 또 1936년에 지어진 옛 다리를 대신해 2003년 11월에 재개통되면서 다리 위에 6개의 전망대와 폭 2m의 자전거 길을 갖추는 등 당시로서는 드물게 ‘보행자 중심 교량’으로 지어져 보행 전용교로 전환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북쪽으로는 아차산이, 남쪽으로는 암사동 선사유적지가 있어 경치가 좋은 편이다. 시민단체들도 오래전부터 광진교를 보행 전용교로 전환하자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액의 세금을 들여 한강 위에 왕복 4차로 다리를 놓았다가 불과 4년도 되지 않아 차량 통행은 막고 사람만 다니라고 하면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고민이다. 또 대규모 아파트촌인 반포, 이촌 지구를 연결하는 잠수교와는 달리 광진교는 서울 동쪽에 치우쳐 있어 보행 전용교로 전환할 만큼 보행 수요가 뒷받침될 수 있을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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