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산과학고를 어찌 하리오… 내년 3월 개교

  • 입력 2006년 9월 19일 0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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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경북 경산시 갑제동에 문을 열 경산과학고가 다음 달부터 학생을 선발하는 등 본격적인 개교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나 경북 지역 교육계에서는 ‘과학인재 양성’이라는 특수목적에 따라 설립된 과학고가 기존 경북과학고와 함께 두 곳이 되면 모두 부실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영남대 뒤편에 자리잡고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경산과학고는 터 5만3868m²에 건축연면적 2만2892m²로 본관, 기숙사, 자연과학동, 인문사회과학동, 강당, 체육관 등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학교는 당초 ㈜새한이 300여억 원을 들여 경산시에 명문학교를 설립할 목적으로 중고교 24학급 규모로 추진했으나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자 건물만 완성하고 도교육청에 기부하는 바람에 과학고로 바뀐 것이다.

학교 측은 21일 경북도내 중학교 담당교사와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연 뒤 다음 달 중순부터 학생 선발(3학급 60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곳이 문을 열면 경북 지역에는 1993년 개교한 경북과학고(포항시 북구 용흥동)와 함께 과학고가 두 곳이 된다.

이로 인해 경북도교육청은 속병을 앓고 있다.

도교육청은 당초 경북과학고가 좁은 데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경산과학고와 통합하는 계획을 적극 추진했으나 포항 지역의 반대로 무산됐다.

과학고는 현재 서울과 경기지역에는 각각 두 곳이 있으나 나머지 시도에는 한 곳씩만 있다. 과학고는 전국 단위 모집을 하는 외국어고나 영재학교와 달리 해당 시도 출신 중 학교장 추천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도교육청 내에서는 경산과학고 개교를 둘러싸고 부서 간 이견이 제기됐으나 결국 개교 쪽으로 결론이 났다.

도교육청 과학산업교육과 관계자는 “경산과학고 개교는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라며 “과학고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도내 학생 수급현황으로 볼 때 1개교가 적절하다는 것이다.

또 기존 경북과학고도 탐탁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경북과학고 관계자는 “어차피 두 곳을 운영하기로 결정한 만큼 과학에 소질 있는 학생들이 더 많이 과학고에 진학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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