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위 사퇴 위원이 이번엔 게임등급委 설립 주도

  • 입력 2006년 8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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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영등위 압수수색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내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압수수색한 뒤 관련 자료를 가지고 나오고 있다. 김미옥 기자
검찰, 영등위 압수수색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이 23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내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압수수색한 뒤 관련 자료를 가지고 나오고 있다. 김미옥 기자
사행성 성인게임기 제작업체 대표를 지낸 경력을 숨기고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에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다 경력이 드러나 사퇴했던 사람이 게임물 심사를 전담하기 위해 영등위에서 분리 신설될 게임물등급위원회(게등위) 설립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이 문화관광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 출범할 예정인 게등위의 설립준비단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모(41) 씨는 사행성 성인게임을 심사하는 영등위의 아케이드 소위원회 위원이던 지난해 7월 성인게임기 제작업체인 T사 대표 경력이 드러나 문제가 되자 위원직을 중도 사퇴했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영등위가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주 씨는 ‘바다이야기’가 영등위를 통과한 2004년 이를 직접 심사했다.

이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돼 의원들이 “업체 경영자가 영등위에 들어와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문화부와 영등위를 질타하기도 했다.

이후 게임물 심사 업무를 영등위에서 분리해 이를 전담할 게등위를 설립하기로 결정됐다.

이 의원은 “주 씨가 게등위 설립준비단 위원 12명 중 유일하게 업체 대표여서 게임계 사정에 밝기 때문에 게등위의 조직 구성, 운영 규정, 등급 분류 규정 등의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며 “영등위와 마찬가지로 게등위 역시 출발부터 업체의 로비에 휘둘릴 게 뻔하다”고 말했다.

주 씨 등 상당수 설립준비단 위원은 앞으로 게등위가 설립되면 위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경력을 속인 적이 있는 주 씨의 현 직함은 ‘㈜엔토 대표’로 돼 있으나 문화부 담당 공무원은 엔토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도 모르고 있다”며 “게등위 구성 과정에 외부 압력이 작용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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