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초등학교도 못 나왔지만”… 70代 전재산 2억 서울대 기부

  • 입력 200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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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돈, 훌륭한 인재들을 위해 써주세요.”

70대 할아버지가 평생 모은 전 재산 2억 원을 서울대에 기부했다.

서울대 인근인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사는 김영업(75·사진) 씨는 21일 오후 서울대 총장실에서 이장무 총장을 만나 1억 원짜리 수표 2장을 전달했다.

김 씨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것이 평생의 한이었다”며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가 훌륭한 인재를 배출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이렇게 직접 찾아 왔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가 고향인 김 씨는 40년 이상 서울에서 살면서 자동차 운전, 고철 매매, 채소 판매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알뜰히 돈을 모아왔다.

그는 아내와는 사별하고 슬하에 자녀가 없어 현재 조카와 살고 있다.

김 씨는 “서울대에 돈을 기부하겠다니 조카들과 친지들이 선뜻 동의해 줬다”며 “액수가 적어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김 선생님의 고귀한 뜻에 따라 서울대를 세계 속의 대학으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서울대는 이 돈으로 ‘김영업 장학금’을 만들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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