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기상시각도 바꾼 무더위

  • 입력 2006년 8월 15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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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오전 6시 기상'이라는 군대 일과표까지 바꾸어 놓았다.

경기 고양시 육군 백마부대 사자대대는 최근 일주일간 야외훈련을 하면서 전 장병이 오전 4시 반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 점호 시간인 오전 6시부터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기온이 높아지기 전인 오전 10시까지 강도 높게 훈련하고 평균 35도를 넘는 오후 3시까지는 대대장 재량에 따라 낮잠 등으로 휴식을 취했다.

사자대대는 주둔지로 복귀해서도 근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기상 시간을 오전 5시로 앞당겼다. 내무실을 감싸는 차광막을 설치해 밤낮없이 30도를 넘나드는 실내온도를 5도가량 낮췄다.

백마부대에서는 7월 말 이후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자 대대장 이하 간부들이 내무실과 취사장, 경계근무초소 등지로 나누어 병사들과 함께 체험 근무를 실시했다.

18명씩 잠을 자는 내무실에서 하룻밤을 잔 대대장 이성우 중령은 "밤에도 30도에 이르는 실내가 너무 더워 정말 한숨도 못 잤다"고 털어놓았다.

이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X 공간을 줄이고 내무실을 증축해 한 방에서 자는 인원을 줄임으로써 야간 실내 온도를 조금이나마 낮췄다. 또 온종일 내무실 천장에 물을 뿌려 온도를 2도가량 낮췄다.

목욕탕에는 대형 얼음을 매일 띄워놓아 병사들이 더위를 식힐 수 있도록 했다.

시설이 다소 열악하고 훈련 강도가 높은 신병교육대 훈련장에도 대형 차광막을 설치하고 얼음물통과 물수건을 마련했다.

백마부대 전하규 정훈참모는 "부대 지휘관들이 무더위를 극복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 실시하면서 기상시간까지 변하고 있다"며 "자식을 군에 보내 걱정하는 부모님들도 안심시키고, 전투력도 향상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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