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먹은 항공사들 어이없는 실수연발

  • 입력 2006년 8월 10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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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대목을 누리고 있는 항공사들이 더위를 먹은 듯 실수를 연발하고 있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은 3∼5일 3일간 탑승객의 짐 430개가량을 출발지에서 싣지 않고 이륙한 후 승객만 인천공항에 내려 주는 바람에 9일까지 ‘짐 공수작전’을 벌이고 있다.

3일 인천공항을 떠나 러시아 사할린으로 향한 김모(90) 씨. 그러나 비행기가 착륙한 곳은 목적지인 사할린이 아니라 태국의 돈므앙 공항이었다.

고령의 김 씨가 일행과 떨어져 엉뚱한 탑승구로 들어가는 바람에 원래 예약했던 아시아나항공이 아닌 타이항공 여객기를 타고 태국까지 날아간 것. 타이항공은 탑승 직전의 티켓 검색에서 김 씨가 잘못 탄 사실을 가려내지 못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이 객실 승무원 4명을 태우지 않은 채 인천공항을 이륙했다가 30분 만에 회항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여객기에 승객은 타고 있지 않았다.

이 여객기는 기상 악화로 제주에 발이 묶인 정기 항공편을 대신해 대구∼제주 항로에 긴급 투입됐던 것. 대구공항에는 이날 오전 8시경 제주로 출발하려다 항공기 결항으로 발이 묵인 150여 명의 승객이 대체 항공편을 요구하고 있었다.

승무원을 태우지 않았던 것은 지상 통제실과 조종사 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

통제실에서는 ‘승무원’을 ‘항공 승무원’이라는 의미로 파악해 조종사 탑승을 확인해 주었지만 조종사는 ‘객실 승무원’까지 탑승한 것으로 알고 이륙했던 것. 조종사는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30분 만에 기수를 인천공항으로 돌려 승무원을 태운 뒤 다시 대구공항으로 향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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