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고 아이’ 親父 프랑스인 “난 아버지 아니다” 연락두절

  • 입력 2006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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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의 한 빌라 냉동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두 갓난아이의 아버지로 밝혀진 빌라 주인인 프랑스인 C 씨가 본국으로 출국한 뒤 현재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의 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7월 31일부터 C 씨에게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C 씨가 숨진 갓난아이들의 아버지로 밝혀진 뒤 한국의 지인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 통화를 한 뒤부터 연락이 끊긴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C 씨는 최근 주한 프랑스대사관 측에 “나는 갓난아이들의 아버지가 아니다”며 “내가 아버지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DNA) 분석 결과는 명백한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과수 측은 “경찰이 시료를 잘못 보내지 않은 이상 C 씨가 두 갓난아이의 아버지가 아닐 가능성은 없다”며 “프랑스에 분석 자료를 보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프랑스 현지 수사당국에 C 씨의 행방을 찾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해 놓았으나, 신병이 확보되더라도 강제로 입국시킬 방법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프랑스와는 수사공조협약은 체결돼 있지만 범죄인인도협약은 아직 체결돼 있지 않다.

한편 빌라 출입문 보안카드를 갖고 있는 필리핀인 가정부 L(49) 씨의 DNA를 국과수에서 분석한 결과 L 씨는 숨진 갓난아이들의 어머니가 아닌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경찰은 한때 이웃에게 목격된 백인 소녀의 정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지만 지금은 “원래 아이들이 자주 드나들던 집이며 특별한 혐의를 두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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