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기지 15곳 반환…오염 치유비용 1134억 떠안을 듯

  • 입력 2006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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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14일 끝난 제9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경기 화성시 매향리 사격장을 비롯한 15곳의 주한미군 기지를 반환받기로 미국과 합의했다.

정부는 또 미군으로부터 반환받는 전체 기지 59곳의 토양 오염 제거를 포함한 환경오염 치유 비용으로 최대 1134억 원을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기지 15곳 관리권 국방부에 이양

정부는 이날 과천청사에서 SPI 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유류 저장탱크와 사격장 내 불발탄 제거, 사격장 불발탄 처리 등 8개 항목에 대한 미 측의 오염 치유가 끝난 기지 15곳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반환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15일 정오부터 경기 파주와 문산의 캠프 하우스와 스탠턴, 서울역 미군사무소 등 15개 반환기지에 한국군 경비병력을 투입해 시설관리에 들어가는 한편 주한미군과 기지 반환에 따른 인수인계 작업에 착수하게 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반환되는 기지들은 이르면 1, 2주 내에 국방부 소유로 전환된다”며 “국방부는 기지들을 지방자치단체에 매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염 치유가 끝난 8개 항목에는 그동안 쟁점이 된 토양 오염 치유가 포함되지 않아 최대 1134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미군기지 오염 치유 비용을 한국이 떠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8개 항목만 치유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바람에 나머지 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협상도 한국에 불리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가 완료된 29개 기지의 오염 정도와 현행 토양환경보존법 상 기준을 고려할 때 전체 59개 기지의 환경오염 치유 비용은 최소 273억8000만 원, 최대 1134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의 미군 기지는 총 70여 개로 2004년 한미 합의에 따라 2011년까지 59개 기지가 반환될 예정이다. 59개 기지 가운데 반환이 끝난 2곳과 이번에 반환받기로 한 15곳을 제외한 42곳은 오염 치유 문제에 대한 한미 협상이 계속 진행된다.

한편 미 측은 이번 회의에서 주한 미 공군의 매향리 사격장 폐쇄에 따른 대체 사격장 제공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서 사격 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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