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메이저 신문 규제’ 위헌 결정

  • 입력 2006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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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기업에 비해 신문사에 과도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불이익을 줄 수 있도록 한 신문법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렸다.

‘시장지배적(과점) 사업자’로 판정받은 신문사에 대해선 신문발전기금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조항도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여권이 많은 논란 속에 무리하게 입법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문사가 발행부수와 유가 판매 부수, 구독료, 광고수입 등 경영 자료를 공개하도록 한 조항 등 신문법의 대부분 조항에 대해선 합헌 또는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9일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과 ‘언론중재 및 피해 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의 일부 조항에 대해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등이 낸 헌법소원 청구 사건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부는 1개 신문의 시장 점유율이 전국 발행부수 기준 30% 이상일 때, 3개 이하 신문의 시장 점유율이 60% 이상일 때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는 신문법 17조에 대해 “다른 일반 사업자와 비교해 합리적 이유 없이 신문사업자를 차별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신문의 시장지배적 지위는 독자의 개별적 정신적 선택에 의해 형성되는 것인 만큼 불공정 행위의 산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면 신문발전기금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신문법 34조 2항 2호에 대해서도 평등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신문 보도가 진실이 아닐 개연성만 있어도 법원이 정정보도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언론중재법 조항(26조 6항)과 법 시행 이전에 제기된 정정보도 청구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가능하도록 한 언론중재법 부칙 2조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 따라 이들 조항은 곧바로 효력을 잃었다.

재판부는 일간신문의 복수 소유를 금지한 신문법 15조 3항에 대해선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 조항은 국회에서 개정이 될 때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재판부는 신문사가 경영자료를 신문발전위원회에 신고해야 하는 신문법 16조와 신문의 방송 겸영을 금지한 신문법 15조 2항에 대해선 합헌 결정을 내렸다. 경영자료를 신고하지 않은 신문사는 20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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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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