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도 없는 전투기를…” 공군, 사고규명 난항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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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왜 안와” 에어쇼 도중 비행기와 함께 산화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팀 소속 고 김도현 소령의 분향소가 차려진 제8전투비행단 실내체육관에서 6일 김 소령의 차남 태현 군(3·오른쪽)이 아무것도 모르는 채 분향객을 맞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연합뉴스
“아빠는 왜 안와” 에어쇼 도중 비행기와 함께 산화한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팀 소속 고 김도현 소령의 분향소가 차려진 제8전투비행단 실내체육관에서 6일 김 소령의 차남 태현 군(3·오른쪽)이 아무것도 모르는 채 분향객을 맞아 안타까움을 더했다. 연합뉴스
공군은 5일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팀의 에어쇼 도중 추락한 A-37 전투기의 잔해를 수거해 사고 원인을 규명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그러나 사고 전투기에는 ‘비행 계기정보 저장기기’ 등 비행기록 장치와 사고 시 이를 보호하는 장비를 통칭하는 ‘블랙박스’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나 사고 원인 규명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1976년 국내에 도입된 사고 전투기는 37년 전인 1969년 생산된 기종으로 ‘비행 계기정보 저장기기’를 장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신내용 녹음기기’는 있었지만 충격 보호 장비가 없어 이번 사고에서 파손됐다.

이에 따라 군 안팎에선 ‘블랙박스’도 갖추지 않은 노후 기종을 민간 관람객들이 운집한 에어쇼에 투입하고 있는 데 대한 비난과 함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군에 따르면 사고 전투기 조종사인 고 김도현(33·공사 44기) 소령이 에어쇼 당시 다른 블랙이글팀원 및 관제탑과 나눈 교신 내용은 다른 전투기와 관제탑에 각각 녹음돼 있다.

공군 관계자는 “교신 내용과 전투기 추락 장면을 녹화한 동영상 등을 분석해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반복 검증을 해야 하므로 사고 원인이 최종 규명되려면 한두 달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공군은 김은기(金銀基·중장)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한편 정부는 7일 김 소령의 국가와 민족을 위한 헌신과 살신성인의 희생정신을 기려 보국훈장 삼일장을 추서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6일 김 소령의 빈소에 서주석(徐柱錫)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비서관을 보내 조화와 조의금을 전달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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