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 연쇄 강도살인 '마포발바리' 현장검증

  • 입력 2006년 4월 28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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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남부지역 연쇄 강도살인 사건 용의자 정모(37) 씨는 28일 범행 장소에서 현장검증을 하면서 자신에게 욕설을 하는 사람을 노려보고 주위의 물건을 던지려 하는 등 뻔뻔스런 행동을 해 현장검증을 지켜본 시민들을 경악케했다.

정 씨는 이날 지난달 27일 발생한 관악구 봉천동 세자매 살해사건'과 2004년 5월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 같은해 4월 구로구 고척동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살해사건, 지난해 4월 금천구 시흥동 '모자 피습사건' 현장을 돌며 범행을 재연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반경 흰색 모자와 빨간색 점퍼에 조깅화 차림으로 현장 검증을 했다.

이날 범행 현장마다 피해자 가족을 포함해 100여 명의 시민들이 정 씨의 행동을 지켜보며 한숨과 분노를 토해냈다.

시민들은 "모자와 마스크를 벗겨라", "사형시켜라" 는 등의 말을 하며 정 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욕하는 주민들을 일일이 노려보고 덤벼들려는 몸짓을 하기도 했다. 특히 '모자 피습사건' 현장검증 도중 욕설을 하며 화분을 던진 피해자 가족에게 빨래 건조대를 던지려다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시흥동 사건 피해자 황모(48) 씨의 남편 이모(49) 씨는 "인천에 사는 정 씨가 왜 이곳까지 와서 아무런 상관도 없는 아내와 아들을 때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세자매 살해 사건'이 벌어졌던 동네의 주민 김모(43) 씨는 "숨진 아이들은 돈을 모아 아버지의 차를 사드릴 정도로 효녀들이었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이 사건 이후 불안해서 잠도 못 잘 지경"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마다 전·의경 200명 씩을 동원해 질서를 유지하는 한편 피해자와 가족들의 항의 소동 등을 막기 위해 여경 20여 명도 배치했다.

그러나 '세자매 살해 사건' 현장검증 과정에서 관할 경찰서인 관악경찰서와 현장검증을 지휘한 영등포경찰서가 질서유지 문제를 둘러싸고 서로 욕설을 주고받고 고함을 지르는 md 실랑이를 벌여 주민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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