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 연쇄살인 용의자 정씨 "3건 더 추가 범행"

  • 입력 2006년 4월 26일 1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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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서울 서남부 부녀자연쇄피습사건 용의자 정모(37) 씨가 지금까지 밝혀진 10건 외에 3건의 범행을 더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이 가운데는 경기 광명시에서 저지른 사건도 포함돼 있어 정 씨에 대한 수사가 서울 서남부지역을 넘어 경기 지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05년 6월 4일 오전 3시경 경기 광명시 철산동의 김모(36·여) 씨 집에 침입해 김 씨와 딸 조모(14) 양을 둔기로 내려쳐 중상을 입혔다.

또 2004년 2월 13일과 25일에도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서모(30·여)와 홍모(33·여) 씨를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부상자 4명이 늘어나 피해자는 사망자 5명, 중경상 14명 등 총 19명이 됐다.

한편 경찰은 조사가 거듭될수록 정 씨의 치밀한 범행과정이 드러나고 있으나 정 씨는 경찰조사 과정에서 '범행을 저지른 후 만족감을 느꼈다'고 진술하는 등 죄책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범행 전에 도주로 확보를 위해 3~4시간동안 범행 장소에 머물며 혼자 있는 여성 등 범행이 쉬운 상대를 물색했으며, 범행 당시 날씨까지 기억할 정도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흉기 3개와 둔기 2개를 미리 구입하거나 공사장에서 훔쳐 범행에 사용한 뒤 범행 장소 인근에 숨겨뒀다 다음 범행에 사용했으며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범행도구를 계속 바꿔왔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범행을 저지른 뒤엔 주로 인근 공원 수돗가에서 옷을 빨고 자신은 목욕탕에 가서 목욕을 한 뒤 귀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씨가 범행 당시에 죄책감은커녕 오히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다니는 것을 즐긴 것 같다"며 "22일 김모(24) 씨 집에 침입해 김 씨를 둔기로 때렸다가 김 씨와 김 씨의 아버지에 의해 검거됐을 때도 '확실히 처리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씨는 26일 현장 확인을 받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면서도 한동안 취재진을 향해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경찰은 이 같은 정 씨의 진술과 태도로 미뤄볼 때 금품을 훔치기 보다는 완전범죄를 달성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정 씨가 20대에는 성폭행에 관심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절도, 강도, 살인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며 "'양들의 침묵'과 '살인의 추억' 등 범죄영화를 즐겨봤다는 진술로 볼 때 전과 5범인 정 씨가 교도소 복역 당시부터 범행 수법 등을 연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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