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취업 중국인에 유학비자 알선 교수등 29명 입건

  • 입력 2006년 4월 25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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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는 불법 취업하려는 중국인을 대학원에 위장 입학시켜 유학비자를 받게 해 준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서울 S대학원대 교수 최모(44) 씨를 25일 구속하고 이 대학 총장 김모(63) 씨와 중국인 가짜 유학생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달아난 브로커 김모(53)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으며 가짜 유학생 11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와 브로커 김 씨는 중국의 조선족 브로커와 함께 2004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중국인 29명에게 1인당 1000만 원씩 받고 중국 옌볜(延邊)대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위조해 S대학원대에 입학시켜 유학 비자를 발급받아준 혐의다.

최 씨 등은 1인당 알선료 1000만 원 가운데 480만 원 가량을 등록금과 기숙사비 명목으로 대학에 건네고 나머지를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학에 이 같은 방식으로 등록한 중국인들은 대부분 중졸이나 고졸학력이다. 이들은 입국 직후 이 대학 기숙사에 머물면서 한국 생활을 익힌 뒤 전국의 음식점과 공장에 취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 등은 1주일에 1, 2회 씩 형식적인 강의를 열고 이들의 출석 상황과 성적을 조작해 매 학기 등록금만 제대로 내면 유학비자를 연장해줬다.

경찰은 총장 김 씨가 직접적으로 이 일에 개입한 혐의를 부인했지만 총장으로서 학적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최 씨가 1998년 브로커에게 1000만 원을 주고 미국 K대의 위조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0년에는 1500만원을 주고 미국 M대의 위조된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도 밝혀냈다.

S대학원대는 2000년 개교했으며 스포츠산업경영학과 등 3개 학과 석사과정을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재정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방대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면서 현지 브로커와 대학 관계자가 불법으로 유학을 알선하는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완준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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