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반론문 혼자 보기 아까워”

  • 입력 2006년 4월 1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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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홍보처가 정부정책을 비판하는 언론보도에 대해 적극 반론을 펴도록 독려하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이 교육 관련 기사의 반론에 대해 잇달아 칭찬하는 댓글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자립형사립고 정책에 대해 말을 바꿨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지난달 23일 국정브리핑에 직접 반론을 쓴 뒤 교육부 담당자들이 경쟁적으로 반론을 싣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일보가 2008학년도 새 대입제도가 “내신-수능-논술을 모두 잘해야 하기 때문에 고교생들을 ‘미치게’ 만들고 있다”고 풍자한 ‘죽음의 트라이앵글’ 동영상을 인용한 보도에 교육부 관계자가 반론을 달았다.

대입업무 담당과장은 3월 30일 ‘죽음의 트라이앵글에 현혹되지 말아야’라는 글에서 “새 제도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해명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 날 국정브리핑 게시판에 “입시제도를 이처럼 잘 설명한 글은 본 적이 없다. 널리 읽게 합시다. 이걸 책으로 내면 어떨까요. 그리고 이 정책기조는 꼭 지켜 나갑시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대통령의 이례적 칭찬을 놓고 교육부 내에서는 ‘담당과장이 인사 때 혜택을 본다더라’, ‘대통령의 눈에 들려면 이제 무조건 반론을 써야 하는 것이냐’ 등의 추측과 푸념이 나왔다.

교육부는 또 조선일보가 6일 ‘교육부가 없어진다면…’이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교육부의 간섭 등을 비판하자 다음 날 국정브리핑에 ‘정책 제언 못 해 줄망정 딴죽은 걸지 말아야’라는 반론을 통해 “무책임한 논리로 불신을 조장하는 흠집내기 보도”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9일 또 댓글을 달고 “혼자 읽기 아까운 글입니다. 얼마 전에도 입시제도와 관련해 설득력 있는 글을 읽은 적 있습니다. 교육과 관련해 주요 쟁점에 대한 이런 좋은 글을 모아 책을 내면 어떨까요”라고 썼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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