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밀양대 흡수통합 후유증

  • 입력 2006년 4월 11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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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밀양대를 흡수한 부산대가 통합 후유증을 앓고 있다.

옛 밀양대 학생들은 학적을 부산대로 바꿔 줄 것을 요구하며 6일부터 수업거부 투쟁을 벌이고 있다.

밀양대를 흡수 통합해 지난달 첫 신입생을 선발한 부산대는 현재 밀양캠퍼스 2∼4학년의 학적을 밀양대로 구분해 놓고 실용영어 6학점과 실용컴퓨터 6학점 등 2개 과목 12학점을 추가 취득을 부산대로 학적을 이전하는 조건으로 내걸었다.

▽학생들 주장=학생들은 △각종 증명서에 부산대 표기 △등록금 동결 △신입생이 1주일에 3일간 부산캠퍼스에서 수강하는 문제 해결 △옛 밀양대 학생과 부산대 학생의 행정통합 등 4개 사항을 학교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학교 측이 요구하는 12학점을 한꺼번에 수강할 수 없어 4학년생은 최소 1년간 학교를 더 다녀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학교 측은 통합과정에서 등록금을 9%나 올려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면서 정작 기존 밀양대생을 부산대생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밀양캠퍼스 학생들은 이번 통합으로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밀양캠퍼스 김태화 총학생회장(건축공학과 4년)은 “국립학교설치령에 따라 2010년 이후에는 밀양대의 명칭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휴학 등을 통해 그 이후에 졸업하면 12학점을 이수하지 않아도 부산대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명백히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7일 부산대 장전캠퍼스를 방문해 규탄대회를 열었으며 밀양캠퍼스 정문의 ‘부산대’ 현판을 현수막으로 가리는 등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대의 입장=옛 밀양대는 산업대이기 때문에 교양필수 과목 등의 기준이 종합대학인 부산대와 크게 달라 기존 밀양대생에게 무조건 부산대 학적을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밀양대 학생들이 부산대 학적을 받으려면 편입시험을 치러야 하지만 너무 가혹한 것 같아 2개 과목 12학점 이수로 조건을 크게 완화했다”이라며 “더 이상 조건을 완화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 대학 관계자는 “현재 밀양대 4학년생이 1년 정도 더 학교에 다녀야 하는 점은 어쩔 수 없으며 2, 3학년생은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요구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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