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간부들, 승진청탁 대가 돈받아

  • 입력 2006년 4월 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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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윤상림(54·구속기소) 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전현직 경찰 간부들이 인사 청탁 명목으로 부하 직원에게서 금품을 받아 윗선에 ‘상납’한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金敬洙)는 총경과 경정급 간부 3, 4명이 부하 경찰관에게서 각각 수천만 원씩을 받아 일부를 최광식(崔光植) 전 경찰청 차장 등 윗선에 전달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검찰은 최 전 차장과 1000만 원 이상 금품을 받은 경찰 간부들을 모두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경찰관 중 일부는 승진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차장에게 돈을 건넨 일반인 중에는 사건 처리와 관련해 청탁을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의 입출금 명세만 확인한 것이어서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경찰 간부들이 부하 직원에게서 수백만 원씩을 받은 단서가 있지만 1000만 원 이하는 입건하지 않고 관계 기관에 비위사실 통보만 할 방침이다.

검찰은 최 전 차장을 기소하면서 윤 씨와 ‘의심스러운’ 돈거래가 있었던 고검장 출신 K 씨 등 변호사 11명 중 일부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은 윤 씨가 회장 행세를 하고 다녔던 경기 하남시에 있는 우리종합건설의 최모(56) 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씨는 회사 돈 50억 원을 횡령하고 윤 씨에게 청탁 명목으로 4억 원을 건넨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를 받고 있다.

우리종합건설은 2004년 5월 123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하남시 풍산택지개발지구 4블록 아파트 건설 시행사로 선정됐다.

검찰은 윤 씨가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자 한국토지공사에서 전자추첨 프로그램을 넘겨받아 조작 여부를 조사 중이다.

우리종합건설은 당시 삼부토건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삼부토건은 윤 씨에게 5억 원을 건넨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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