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에 돈봉투까지…입시업체 교사에 금품살포 '덜미'

  • 입력 2006년 3월 28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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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업체가 대학입시 설명회에 참석한 고교 진학담당 교사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8일 "유웨이중앙교육(유에이)이 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연 입시설명회에 참석한 고교 진학담당 교사 160여 명에게 금품을 건넨 의혹이 있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고발 내용을 조사한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유에이 측이 참석 교사에게 설명회 책자와 10만원이 든 봉투를 전달하는 등 모두 2800여만 원의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17일 중앙교육을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22일 유에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며 23, 24일 중앙교육 측 관계자들에게 참석교사에게 1인당 5만 4000원짜리 식사와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하지만 유에이 측이 압수수색 이전에 참석 교사의 명단의 담긴 컴퓨터 파일과 방명록을 없앴기 때문에 경찰은 참석 교사 전원을 파악하지 못했다.

경찰은 일단 참석 사실이 드러나 교사 10여 명을 우선 소환해 조사하고 교육부로부터 서울시내 210개 고교의 진학담당 교사 인적사항을 넘겨받아 참석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경찰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 문제지 선택에 간여하는 진학담당 교사가 모의고사 사업을 펼쳐온 유웨이 측으로 금품을 받은 것이 확인되면 이들을 뇌물수수 또는 배임수재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사가 직무와 관련된 입시업체에서 돈을 받았다면 대가성이 인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웨이 측이 6일부터 전국에서 입시설명회를 개최했기 때문에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금품을 제공했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또 다른 입시업체들도 교사들에게 관행적으로 금품을 줬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은 "유에이 측 관계자가 '우리는 모의고사 업계 1위여서 10만 원만 줬지만 다른 업체들은 입시설명회에서 30만¤50만 원을 준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7일 금품을 받은 교사에 대해 중징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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