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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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자유란 외부적인 구속 등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음을 뜻한다. 반면에 구속이란 행동이나 의사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속박하는 것을 말한다. 의미상으로 자유와 구속은 상호 갈등의 관계에 있다. 하지만 현대 민주주의는 자유와 구속의 관계를 적절하게 결합시키려고 노력한다. 아래 제시문을 참고해 자유와 구속의 관계를 6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

[제시문은 이지논술 3월 14일자 5면 또는 이지논술 사이트 참조]

■ 학생글

김종묵·전북 전주인후중학교 3학년

우리 인간은 자유도 필요로 하지만 구속도 필요한 존재들이다.

제시문에서도 그걸 보여 주고 있다. 글 (가)에서는 인터넷에서의 자유로 인한 피해와 그 피해로 인하여 생겨난 구속, 그리고 구속에 반대하는 자유의 예를 들고 있다. 이 글은 자유와 구속은 끝없이 대립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글 (나)에서는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과 시장의 경제 활동에 개입하지 않는 국가 권력 최소화라는 19세기의 지배적인 생각을 예로 들어 구속은 최소화하고 자유는 최대화라는 당시의 생각을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단점이 글 (다)에 잘 나와 있다. 글 (다)에서는 국가가 최소한의 간섭만을 했을 때 다수의 사람들이 인간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글은 무작정 주는 자유보다는 적절한 구속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자유란 구속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음을 뜻한다고 했다. 그러나 구속이 없으면 자유 또한 있지 않다. 구속이란 단어가 없으면 자유란 단어 또한 없어질 것이다. 반대로 구속이란 자유를 제한하거나 속박하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자유가 없으면 구속도 없다. 자유가 없으니 제한할 것이 없어진다. 구속이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자유와 구속은 상호 갈등의 관계에 있지만 어느 한쪽도 없어져서는 안 되는 관계이기도 하다.

지미란·전남 광양제철중학교 3학년

흔히 자유와 구속을 상반되게 보기도 하나 사실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 예의 하나로 (나)의 경우는 야경국가 또는 소극적 국가관으로 자유방임주의가 경제 대공황을 거치며 수정자본주의로 바뀐 것을 들 수 있다. 19세기까지는 A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가 시장경제체제의 원리로 인정받았고, 그에 따라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되었다. 그러나 국가의 개입이 없는 과당경쟁은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과다생산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기업의 부도와 실업을 야기시켰다. 결국 전 세계의 경제를 파탄에 이르게 하였다. 이 문제는 국가가 적극 개입함으로 해결되었다.

(가)의 5·31지방선거에서 악성 댓글과 비속어의 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한다고 한다. 그러자 인터넷 언론들은 인터넷 실명제의 도입이 헌법상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에 반하여 (나)의 경우는 복지국가 또는 적극적 국가관으로 시민의 자유와 권리 보장을 위하여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다수의 사회적 약자들은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없게 된다.

자유가 없는 구속은 많은 이들의 반발을, 구속이 없는 자유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침해한다.

이처럼 자유와 구속은 상호 견제를 통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다.

■ 총평

논술 클리닉에 참여한 학생들의 논술 실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학생들의 논술에 대한 관심이나 노력이 성과를 낳고 있다. 제시문을 읽고 논제가 요구하는 주제를 찾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논술시험에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학습 능력 자체를 높여 주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두 학생 모두 제시문의 분석을 통해 자유와 구속의 관계를 설명하려고 했다. 이와 같이 추출된 중심 내용을 논거에 적용하는 방식은 문제 해결의 바람직한 형식이다.

김종묵 학생은 제시문의 분석을 통해 글 (가)에서 자유와 구속의 갈등 관계, 글 (나)에서는 최대한의 자유 보장을, 글 (다)에서는 구속의 필요성을 파악했다. 이처럼 제시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간결하게 서술할 수 있는 능력은 논술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다.

지미란 학생 역시 같은 시도를 하였지만 제시문의 단순한 분석이 아니라 자신의 해석을 덧붙인 점이 김종묵 학생과 다르다. 이렇듯 본론에서 제시문의 분석과 자신의 해석을 적절하게 결합시키는 것은 기계적인 결합이 아닌 화학적 가공에 비유할 수 있는 것으로 논술문 전개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논제의 핵심은 제시문에서 얻어낸 지식을 결론으로 이끄는 과정이다. 다시 말해 자유와 구속의 관계 설정이다. 김종묵 학생은 자유와 구속이 일차적으로 갈등의 관계에 있지만, 자유와 구속은 서로의 존재에 필요한 요소로 결론지었고, 지미란 학생은 자유와 구속을 상호 보완의 관계로 규정했다. 두 학생 모두 부분적인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무난한 해석을 했다. 하지만 자유와 구속의 역설적인 관계를 좀 더 직접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제시문의 일차적 측면은 자유와 구속의 갈등 관계이다. 하지만 또 다른 하나는 자유가 구속을 통해 보장된다는 측면이다. 이런 관계를 역설적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자유는 구속을 거부하지만 자유의 실현에는 구속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와 구속의 역설적 관계를 결론으로 이끌어가는 과정이 평가의 초점이었다.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써서보내요-다음논제

다음 제시문 (가), (나)를 읽고 공통된 주제를 찾아 설명하고, 이를 글(다)에 적용하여 자신의 의견을 6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

■ 제시문

(가)

한 남자가 이웃집 논의 벼를 훔치기로 했다. 그는 구름이 달을 가리는 어두운 밤을 기다려, 슬그머니 집을 나섰다. 그는 어린 딸을 함께 데리고 갔다.

“아가야.”

그는 속삭였다.

“너는 땅을 잘 봐라. 누가 오거든 알려 주렴.”

잠시 후, 딸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누가 보고 있어요!”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훔친 벼를 메고 다음 논으로 옮겨 갔다.

“아버지, 누가 보고 있어요!”

그는 다시 한 번 일을 멈추고 사방을 살펴보았으나 아무도 없었다.

조금 지나서 딸이 또 소리쳤다.

“아버지, 누가 보고 있어요!”

그는 다시 한 번 일손을 멈추고 사방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화가 나서 딸에게 물었다.

“도대체 너는 왜 자꾸 누가 보고 있다고 하느냐? 아무도 없지 않느냐?”

그러자 딸이 속삭였다.

“누가 위에서 아버지를 보고 있어요.”

[중학교 도덕 1 (2) 양심과 도덕, 22쪽]


(나)

미국의 원주민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는 양심에 대한 다음과 같은 믿음이 있다.

내 마음 속에는 삼각형이 있다. 평소에는 가만히 있으나, 무언가 나쁜 일을 하면 빙글 빙글 돌면서 모난 곳으로 내 마음을 찌르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심한 고통을 느낀다. 나쁜 일을 많이 하면 그 삼각형은 닳아 없어져 나의 마음은 조금도 아프지 않다. [중학교 도덕 1 (2) 양심과 도덕, 22쪽]

(다)

전국 고등학교가 일제히 학력평가 모의고사를 치른 9일 OO고교.

50년 동안 이어진 ‘무감독 시험’ 전통에 따라 신입생들은 80여 자로 된 ‘양심선서’를 했다. 선서가 끝나면 교사들은 시험지를 나눠 주고 나간다. 그리고 시험이 끝나기 10분 전에 돌아와 답안지를 걷는다.

2004년 광주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 사건이 일어난 뒤 전국 대부분의 학교가 시험 감독을 강화했다. 교사를 2명씩 배치하거나 학부모까지 동원한다. 하지만 이 학교는 양심에 따른 자율 시험’이라는 50년 전통을 잇고 있다.

교사들은 시험이 있는 날 교무실에서 독서를 즐기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다. 학생에게 신뢰와 믿음을 주는 분위기 덕분에 학내 폭력 사건이 한 해에 2, 3건에 불과하다.

<양심선서>

무감독 고사는 양심을 키우는 우리 학교의 자랑입니다. 우리는 무감독 고사의 정신을 생명으로 압니다. 양심은 나를 성장시키는 영혼의 소리입니다. 양심을 버리고서는 우리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양심의 1점은 부정의 100점보다 명예롭습니다.

[동아일보, 2006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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