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타결이냐 교통대란이냐… 철도 노조 파업

  • 입력 2006년 3월 2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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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선 열차… '달리고 싶다'1일 한국철도공사 노조의 파업으로 한국고속철도(KTX) 등 열차 운행이 평상시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구로차량기지에는 수도권 전철을 운행하는 철도공사 소속 전동차들로 가득 찼다. 박영대  기자
멈춰 선 열차… '달리고 싶다'
1일 한국철도공사 노조의 파업으로 한국고속철도(KTX) 등 열차 운행이 평상시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구로차량기지에는 수도권 전철을 운행하는 철도공사 소속 전동차들로 가득 찼다. 박영대 기자
《한국철도공사 노사는 1일 오후 9시 15분경 협상을 재개해 2일 새벽까지 막판 진통을 거듭했다. 노사는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면서 막판까지 문구 조정을 계속했다. 노조 측은 쟁점 사항의 일괄 타결을, 공사 측은 일부 쟁점에 대한 타결 이후 추가 논의를 주장했다. 파업이 계속되면 각급 학교의 개학일이 겹치는 2일 수도권 전철 1, 3, 4호선과 열차 이용객은 큰 불편을 겪게 될 전망이다.》

▽협상 진통=철도공사 노사는 서너 차례 정회를 거치면서 타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분주했다.

철도공사 유재영 인사노무실장은 1일 오전 서울 이문차량기지를 방문해 노조 집행부 측에 ‘선(先)복귀 후(後)협상’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노조 측은 “진전된 협상안 없이 무조건 업무에 복귀하라고 하는 것은 파업을 그만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도공사 측이 ‘선복귀 후협상’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물러서 이날 오후 9시 15분경 서울지역본부 회의실에서 노사 협상이 재개됐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영훈 노조위원장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은 백성곤 사무처장과 이용기 정책국장 등 노조 대표 4명은 김천환 여객사업본부장과 유재영 인력노무실장 등 철도공사 측 대표 4명과 협상을 벌였다.

조상수 노조 대변인은 협상에 앞서 “사측이 오늘이 마지막 교섭이며 이후에 공권력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전해왔다”면서 “최대한 성실하게 협상을 하겠지만 공권력 투입이 결정되면 ‘산개(散開)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철도공사 측은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노조 측을 압박했다.

▽파업 계속 땐 더 큰 불편=2일은 파업 이후 첫 출근일이어서 아침 출근시간대에 수도권 전철 1, 3, 4호선은 큰 혼잡이 빚어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특히 수원 인천 의정부 방면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승객들이 가장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도공사와 함께 이들 노선에 전동차를 투입하고 있는 서울메트로 측에 따르면 러시아워(오전 7∼9시, 오후 6∼8시)에 전동차 운행 간격은 이번 파업으로 인해 △1호선이 평소 2분 30초에서 6분 △3호선이 2분 30초에서 3분 30초 △4호선이 2분 30초에서 3분으로 각각 늘어나게 된다.

1호선의 운행 간격이 3배 가까이 벌어지는 건 철도공사 소속 전동차의 운행 비중이 83%로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러시아워에 많은 승객이 한꺼번에 승강장에 몰리고 서로 전동차를 빨리 타려고 할 경우 안전사고의 우려마저 있다.

일반시간대의 운행 간격은 더 크게 벌어진다. 1호선은 4분에서 9분 30초로 배 이상 늘어나고 3호선은 4분에서 6분 30초, 4호선은 4분에서 6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운행하는 서울전철 5∼8호선과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2호선은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전철 언제 오나" 시민들 발동동
1일 서울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승강장은 전동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크게 붐볐다. 서울메트로는 파업 위기를 넘겼지만 이 구간을 운행하는 한국철도공사 소속 전동차가 멈춰서 전동차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홍진환 기자
▽승객들 항의=1일 전국 각 역에서 열차가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지 않고 잇따라 운행이 취소돼 승객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날 서울역에선 승객들의 분노를 달래보고자 하는 사과 방송이 10분에 한번 꼴로 흘러나왔다. 경남 창녕군에서 군 생활을 하는 이건욱 일병은 “오후 8시 반까지 부대로 복귀해야 하는데 표가 한 장도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며 하소연했다.

장모(56·여) 씨는 “남편이 대구에서 교통사고가 나 치료를 받고 있는데 내려갈 수가 없어 답답하다”며 매표소 창구 옆을 떠나지 못했다.

▽비상 걸린 화물수송=1일 건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파업의 영향으로 373회 운행 예정이던 화물열차가 66회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수출입 화물을 실은 컨테이너 수송과 철도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시멘트 수송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부산항에는 평소 하루 56편의 컨테이너 운반 화물열차가 운행됐으나 철도 파업 이후 20편으로 축소됐다. 하루 2만2000여 t의 화물을 수송했던 부산역도 수송 능력이 평상시의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부산시와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2000여 대의 컨테이너 차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회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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