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교육현장/도심형 대안학교 성산孝마을학교

  • 입력 2006년 1월 3일 0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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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피고 친구들과 어울려 사고도 치고 …. 이제 대학에 진학하게 됐고 꿈이 생겼습니다.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습니다.”

인천의 유일한 도시형 대안학교인 성산효도대학원 부설 성산효마을학교(남동구 간석동) 대강당에서는 지난달 21일 학생 장기자랑대회를 겸한 개교기념일 행사가 열렸다.

졸업을 앞둔 박모(18·고3년) 군의 영상 편지가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자 장내는 숙연해졌다.

인천 I고의 ‘주먹 짱’으로 유명했던 박 군은 2004년 학내 폭력사건에 휘말려 퇴학을 당할 뻔했다. 그는 성산효마을학교로 옮기면서 무사히 교과과정을 마치게 됐다.

그동안 그의 모습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담임인 박민철 교사는 “골칫덩이였던 박 군은 이제 책임감이 강하고 후배를 잘 챙겨주는 의젓한 학생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시모집을 통해 모 대학 정보통신과에 합격했다. 이 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마치고 졸업을 앞둔 13명 가운데 박 군을 포함한 6명이 수시 모집에 합격했다.

중2∼고3 과정을 운영하는 이 학교에는 박 군 같은 ‘주먹 짱’, 음악 마니아, 유사 자폐증 학생 등 ‘부적응아’로 찍힌 학생이 모여 있다. 전교생은 57명. 학년 당 12명 안팎이다.

교사나 학부모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학해왔기 때문에 수업방식은 일반 학교와 다르다.

국어 수학 영어 등 정규 교과는 오전에만 가르친다. 오후에는 전자키보드, 풍물, 수화, 댄스 등 특기적성(대안 교과) 교육을 한다. 2주에 한번 씩 제과제빵, 볼링 실습을 위해 외부로 나간다.

학생들은 이날 발표회에서 수업시간에 익힌 노래, 춤, 밴드 실력을 1시간가량 선보였다.

두발과 복장은 자유롭고 교문은 항상 열려있다. 학생들에게 일체 매를 들지 않고 봉사활동 기회를 많이 만들어준다.

김원희 교감은 “학생들이 전에 다니던 학교 소속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천시교육청 위탁 교육기관인 성산효마을학교에서 실질적인 학교생활을 하는 셈”이라며 “개방적인 교육환경이 문제 학생을 더 잘 이끌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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