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이웃 담벼락 다툼’ 강제조정으로 끝

입력 2005-12-07 03:07수정 2009-09-30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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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해 살고 있는 중견 건설업체 회장과 대기업 부회장이 두 집 사이 길이 15m의 담이 누구 것이냐를 두고 벌인 1년간의 ‘자존심 다툼’이 법원의 강제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본보 10월 25일자 A14면 참조

다툼의 주인공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담 하나를 두고 아래, 윗집에 사는 Y건설 L(76) 회장과 L사 S(64) 부회장.

두 집의 갈등은 아랫집에 살던 L 회장이 지난해 12월 “두 집 사이의 담은 내 소유인데 원래 경계선을 벗어났다”며 먼저 담을 허문 데서 시작됐다.

담이 세워진 지 20년이 지나면서 두 집 사이의 땅이 서서히 꺼져 담이 자기 집 쪽으로 밀려 내려왔다는 것.

그러자 S 부회장은 올해 3월 “L 회장 측이 마음대로 담을 허물어 놓고는 내 돈으로 다시 세우겠다는데도 인부들을 시켜 공사현장에 드러눕게 하는 등 공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그러나 법원은 “L 회장에게 담의 처분권이 있다”며 S 부회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L 회장이 담의 소유권을 옛 주인으로부터 정당하게 넘겨받았다는 것.

S 부회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서울고법에 항고했지만 결국 법원의 중재에 뜻을 굽혔다.

서울고법 민사25부(부장판사 서기석·徐基錫)는 “양 측은 L 회장이 대한지적공사에 의뢰해 두 집 사이의 정확한 경계가 어딘지를 확인한 뒤 그 경계 위에 담을 세우고 비용도 L 회장이 대기로 하는 법원의 조정권고안을 따르기로 해 2일 조정이 성립됐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 다툼은 돈도 아닌 자존심 때문에 생긴 일이어서 양쪽 다 선뜻 다툼을 끝내자고 나서기 어려운 사건이었다”며 “그러나 법원의 조정권고안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강제조정=법원의 조정권고안을 집이나 회사에서 송달받은 재판 당사자들이 2주 안에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조정권고안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해 소송을 끝내는 소극적인 의미의 조정제도.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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