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내달1일 총파업” 외쳤지만…

입력 2005-11-29 03:01수정 2009-09-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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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총파업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과 덤프연대 집회 참석자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은 1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총파업 찬반 투표에 전체 조합원의 50.4%가 참여해 이 중 64.2%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하고 있는 농민단체 및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연대해 다음 달 1일 총파업에 돌입해 정부의 기간제 법안 폐기 등을 위한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노동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온건파 지도부의 잇단 중도하차 속에 강경 노선으로 선회하고 있지만 현장 조합원들의 외면으로 속병이 깊어가고 있다.

▽흔들리는 총파업=민주노총은 당초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지만 28일 현재 총파업 종료 시점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총파업을 선언하고도 한나절 시위에 그쳐야 했던 악몽 때문.

실제로 이번 총파업에는 민주노총 핵심 사업장으로 전재환 비상대책위원장 직할인 금속연맹 산하 기아, 현대자동차 노조와 철도노조가 불참한다.

한국노총도 국회와 경영계를 대상으로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을 촉구하는 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이되 민주노총의 총파업에는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파업의 불법성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41조 1항에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조합원 과반수가 전체 조합원 대비인지, 투표 참가자 대비인지 불분명하다”며 “국제 노동계에서는 투표 참가자 대비 과반수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동부는 “요건의 정당성을 따질 필요도 없이 정치파업 자체가 명백한 불법”이라며 “정치파업을 즉각 철회하지 않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못박았다.

▽강―온 대립 심화=이수호(李秀浩)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 노동계 내부에서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던 이수일(李銖日) 전교조 위원장이 26일 사퇴한 것도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대화와 투쟁을 병행하며 전교조를 이끌어 왔지만 내부 강경파에 현안마다 발목을 잡히면서 조직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노동계 내부에서 상대적으로 절박한 입장에 처한 강경파의 목소리만 살아남고 조직 구성원 간의 대화와 소통이 단절돼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배규식(裵圭植)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노동계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바뀐 데다 상당수는 구조적인 문제여서 과거처럼 온몸으로 투쟁을 한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노동계도 객관적으로 변화된 환경은 인정하고 얻어낼 것은 얻어내는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이수일 위원장 사퇴회견 “전교조 위기 극복위해 물러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수일 위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사퇴회견을 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교조 이수일 위원장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전교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원장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자신이 발의한 연가투쟁 관련 교섭안이 부결된 것을 염두에 둔 듯 “전교조의 민주주의에 충실하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위원장 보궐선거 때까지는 박경화(46·여) 수석부위원장이 위원장권한대행을 맡는다.

전교조는 30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연가투쟁 돌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26, 27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에서 열린 임시 전국대의원대회에 ‘교원평가 시범실시 강행 국면에서의 투쟁과 교섭방침 승인’ 안건을 냈으나 과반수의 찬성표를 얻지 못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 대다수가 교원평가제를 도입하라고 질책하는 것은 교육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열망에서 나온 것임을 잘 안다”면서도 “교사끼리 경쟁하게 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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