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촬영…아침운동…청계천을 즐기는 사람들

입력 2005-11-21 03:03수정 2009-09-3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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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된 지 2개월이 돼 가는 청계천이 시민들의 예술 공간으로, 쉼터로, 만남의 장소로, 추억 만들기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휴일인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사 앞 청계광장에서 시민들이 모전교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개통 후 서울의 새 관광명소로 부상한 청계천의 방문객 수가 1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두 달이 채 안 된 19일까지의 방문객은 930만3500여 명. 11월에도 하루 평균 13만 명이 찾고 있어 이달 안에 1000만 명 돌파 기록이 달성될 전망이다. 청계천에는 수려한 경관과 멋스러운 시설 외에도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건강을 위해, 추억을 찾아 청계천으로 모인 사람들을 만났다.》

▽“야경은 청계천이 으뜸”=“낮에는 난지도에 있는 하늘공원이, 밤에는 청계천이 사진 배경으론 최고예요.”

1주일에 한두 번씩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서는 장경민(19·홍익대 불문과 1년) 씨는 해가 지면 청계천을 찾는다. 조명으로 인해 어느 장소에서든 예술사진이 나오기 때문이라는 것.

성덕여상 3학년인 최현정(18) 양 역시 ‘청계천 디카(디지털 카메라)족’이다.

최 양은 “넝쿨이 있는 돌담에 기댄 채 벽에 있는 조명 옆에서 45도 각도로 비스듬히 찍으면 최고의 사진이 나온다”며 시범을 보였다.

사진작가인 박윤창(朴潤昌·64) 씨는 “서울 시내에서 아름다운 야경을 담을 만한 장소로 남산타워 정도가 꼽혔는데 청계천 복원 이후 주로 청계천 주변 건물의 옥상에서 야경사진을 찍는다”고 말했다.

▽청계천이 ‘보약?’=주부 민선기(59) 씨는 매일 오전 5시부터 2∼3시간 청계천을 따라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그의 집이 있는 청계7가에서 출발해 시간이 넉넉한 날은 하류 중랑교 쪽으로 내려가고, 시간이 부족하면 세종로 동아일보사 쪽으로 올라간다고 했다.

‘청계천 조깅족’은 하류 쪽으로 갈수록 많다. 이금렬(42·자영업) 씨는 “복원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곳은 버들습지가 조성돼 있는 하류”라며 “신선한 자연과 호흡하며 운동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청계천 ‘홍보맨’으로 나선 시민들=서울 종로구 숭인동에서 평생을 살아온 이부길(45) 씨는 7월 4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청계천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청사모)’이란 카페를 개설했다. 현재 회원 수는 1200명가량.

이 씨는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어린 시절 추억도 새록새록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청계7가에 있던 ‘검정다리’에서 빗을 팔던 할머니, 청계6가에 있던 금붕어 양어장 등.

서울 중구 황학동이 고향인 청사모의 한 회원은 자신이 소유한 건물의 사무실 한 곳을 청사모의 사랑방으로 꾸몄다. 청사모는 다음 달 ‘청계천 사진대회’를 열 계획이다. 내년 봄엔 물풀이 많이 생긴 하류 쪽에서 대청소를 계획하고 있다. 청계천 주변 ‘맛집 지도’도 만들기 위해 작업 중이다. 청사모 같은 청계천 관련 카페만 50개가 넘는다.

다음 달 10일부터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세계 명소를 배경으로 찍은 바비인형 사진을 전시하는 오스트리아 출신 사진작가 안트 오팅(45) 씨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모여 나름의 취향을 갖고 집단으로 청계천을 즐긴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방문객 어떻게 세나▼

서울시는 청계천을 찾는 그 많은 방문객을 어떻게 일일이 셀 수 있을까.

청계천변으로 들어올 수 있는 입구는 모두 30개다. 이곳 진입로마다 방문객 수를 세는 서울시 직원이나 공익근무요원이 있다. 이들은 버튼을 누르면 숫자가 하나씩 올라가는 기계를 이용해 방문객 수를 센다.

난간이나 다리에서 청계천을 구경하는 사람도 방문객 수에 포함된다. 청계천 관람 인원은 매일 12개 구간별로, 또 2시간 단위로 집계된다. 서울시는 방문객이 1000만 명을 넘으면 방문객 수를 세지 않을 방침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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