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방폐장 유치]“아쉬움 남지만 승복하겠다”

  • 입력 2005년 11월 3일 03시 07분


코멘트
2일 경북 경주시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부지로 선정되자 경합을 벌이던 전북 군산시, 경북 포항시, 영덕군 등은 방폐장 유치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놓쳤다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군산=전날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던 송웅재(宋雄宰)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갖가지 악조건 속에서도 시민들이 지역 발전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쳤지만 유치에 실패해 안타깝다”며 “정부가 특정 지역을 편파 지원한 의혹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안에 이어 군산에 방폐장을 유치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던 강현욱(姜賢旭) 전북지사도 “방폐장을 신청했던 부안과 군산에 특별지원이 이뤄지도록 정부에 촉구하겠으며 도 차원에서도 다각적인 지원책을 세우겠다”며 아쉬워했다.

군산시는 투표를 앞둔 시점에서 △군산 앞바다에 있는 직도가 한미 공군 폭격장으로 확정된 것처럼 보도됐고 △경주지역에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지원책이 발표됐으며 △반대 측 선거공보에 기형아 사진이 게재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실패 요인을 분석했다.

또 민주노총 계열의 GM대우 군산공장 노조가 극력 반대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포항·영덕=포항시와 영덕군은 실망감을 나타내면서도 동해안권 공동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투표율이 80%를 넘어 4개 시군 가운데 가장 높았던 영덕군은 정작 찬성률이 80% 선에 그치자 실망했다.

유치에 앞장섰던 주민들은 “투표를 한 주민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며 허탈해 했다.

방폐장 유치 홍보에 지쳐 쓰러지기도 했던 김병목(金炳睦) 군수는 “유권자 수가 적은 점을 최대한 활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경주시로 결정된 만큼 경북 동해안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폐장을 기존의 산업기반과 연결해 첨단과학도시를 설계하려던 포항시도 모범적인 유치 운동을 했다는 데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포항은 투표율이 가장 낮은 데다 개표 초반부터 찬성률이 낮게 나오자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이었다.

정장식(鄭章植) 시장은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동시에 유치운동 과정에서 빚어졌던 주민 갈등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포항 영덕=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