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문경시 테마관광 프로그램 관광객 급증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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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물소리, 맑은 공기…가족과 함께 걸은 문경새재의 추억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손석헌)

“조령산과 주흘산의 웅장함, 문경새재의 풍성함을 왜 진작 알지 못했을까.”(황범순)

경북 문경시(시장 박인원·朴仁遠)가 5월부터 매달 한 번 씩 마련하는 ‘문경새재 달빛사랑여행’ 프로그램이 전국 관광객을 사로잡고 있다.

문경시 홈페이지에는 이 여행에 참여했던 관광객의 이 같은 소감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열린 달빛사랑여행에는 서울 58건, 대구 53건, 충북 8건, 전남 2건 등 260건 1200여명이 참가한 것을 비롯해 그동안 모두 3700여명이 ‘새재의 밤’을 즐겼다. 수도권 관광객이 60%를 차지했다.

시는 당초 이 여행을 10월까지만 할 계획이었지만 신청자가 많아 다음달 12일에도 한번 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매월 음력 보름이 가까운 토요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새재 1관문∼2관문 왕복 7km를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가족과 연인, 친구의 사랑을 주제로 답사하는 것.

주막 호롱불 밑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쓰기나 옛길을 짚신을 신고 걷기 등 이색적인 내용이 많아 관광객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구에서 가족과 함께 참여했던 최순규(37) 씨는 “직장생활 때문에 그동안 제대로 못한 가족여행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실천한 것 같다”며 “특히 밤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새재를 걸어본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10년 된 몇몇 부부는 많은 관광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재의 달빛 아래에서 공개적인 사랑고백을 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문경시 문화관광과 이종필(李鍾弼·43) 담당은 “요즘은 도로사정이 좋아 당일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야간 체험 관광을 마련하면 ‘스쳐가는’ 관광 대신 ‘머무는’ 관광이 될 것 같아 시도했다”고 말했다.

실제 새재 일대 숙박업소는 11월 말까지 주말 손님의 예약이 거의 끝난 상태다.

올해 문경을 찾은 관광객은 9월말 현재 새재도립공원 48만명을 포함해 모두 297만명. 지난해 이맘 때 225만명 보다 30%이상 늘어 연말까지는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1년 새재에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 촬영세트장을 조성해 큰 인기를 끌었던 문경시는 가은읍 석탄박물관 주변에 1만 5000평 규모로 SBS 대하드라마 ‘연개소문’ 세트장을 건립키로 하고 다음달부터 공사를 시작해 내년 4월 완공할 예정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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