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공항 비행안전구역內 도로 개통 무기연기

  • 입력 2005년 10월 22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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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가 서울공항의 비행안전 제1구역(공항 중앙 활주로에서 좌우로 300m 지점까지 해당)에 속하는 탄천변에 공군 측의 통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도로를 개설하는 바람에 공사를 끝내놓고도 개통조차 못하고 있다.

공군 측은 야간 비행안전을 위해 현재의 도로 사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자칫하면 수백억 원을 들인 도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위기를 맞고 있다.

▽문제의 신설도로=성남시는 분당구 판교신도시∼야탑동∼중앙로∼수정로∼복정동(동서울대·서울시 송파구 경계)으로 연결되는 왕복 4차로(폭 20m), 길이 5.8km 구간의 광역도로를 4단계로 나눠 건설 중이다.

전체 구간 가운데 1단계 구간(야탑동∼중앙로 0.8km)은 2002년 7월 개통됐으며 3단계 구간(수정로∼동서울대 2.6km)은 내년 말, 4단계 구간(판교신도시∼야탑동 1.3km)은 판교신도시 입주 전인 2007년 말 각각 완공될 예정.

그러나 178억 원을 들여 최근 완공한 2단계 1.1km 구간(중앙로∼수정로)에 문제가 생겼다.

이 중 270여 m가 인근 서울공항의 비행안전 제1구역에 포함된 것. 군용항공기지법상 이곳에는 군사시설을 제외한 건축물, 구조물, 도로 등 비행안전 위해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로 개통 무산 위기=성남시는 이달 13일 도로를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공군 측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무기한 연기했다.

공군 측은 “비행안전 제1구역에서는 도로 개설 자체가 불법인 데다 야간 비행 시 가로등, 차량 불빛에 따른 착시로 인한 비행기 추락 등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며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도로 개설 불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구간이 개통되지 않으면 도로 중간이 단절돼 990억 원이 투입된 판교신도시∼송파 도로는 당초 계획했던 광역도로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기존에 있던 6m 도로를 20m로 확대 포장한 것”이라며 “비행구역인 점은 알았지만 좌우로 비켜나가거나 공법상 지하화할 수 없어 지금같이 도로를 개설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공군 측의 양해를 얻어 현행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인 반면 공군 측은 성남시가 주민 편의를 명목으로 도로 개통을 강행하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혀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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