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측은 야간 비행안전을 위해 현재의 도로 사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자칫하면 수백억 원을 들인 도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위기를 맞고 있다.
▽문제의 신설도로=성남시는 분당구 판교신도시∼야탑동∼중앙로∼수정로∼복정동(동서울대·서울시 송파구 경계)으로 연결되는 왕복 4차로(폭 20m), 길이 5.8km 구간의 광역도로를 4단계로 나눠 건설 중이다.
전체 구간 가운데 1단계 구간(야탑동∼중앙로 0.8km)은 2002년 7월 개통됐으며 3단계 구간(수정로∼동서울대 2.6km)은 내년 말, 4단계 구간(판교신도시∼야탑동 1.3km)은 판교신도시 입주 전인 2007년 말 각각 완공될 예정.
그러나 178억 원을 들여 최근 완공한 2단계 1.1km 구간(중앙로∼수정로)에 문제가 생겼다.
이 중 270여 m가 인근 서울공항의 비행안전 제1구역에 포함된 것. 군용항공기지법상 이곳에는 군사시설을 제외한 건축물, 구조물, 도로 등 비행안전 위해시설을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로 개통 무산 위기=성남시는 이달 13일 도로를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공군 측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무기한 연기했다.
공군 측은 “비행안전 제1구역에서는 도로 개설 자체가 불법인 데다 야간 비행 시 가로등, 차량 불빛에 따른 착시로 인한 비행기 추락 등 대형 사고가 우려된다”며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도로 개설 불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구간이 개통되지 않으면 도로 중간이 단절돼 990억 원이 투입된 판교신도시∼송파 도로는 당초 계획했던 광역도로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된다. 성남시는 이에 대해 “기존에 있던 6m 도로를 20m로 확대 포장한 것”이라며 “비행구역인 점은 알았지만 좌우로 비켜나가거나 공법상 지하화할 수 없어 지금같이 도로를 개설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공군 측의 양해를 얻어 현행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인 반면 공군 측은 성남시가 주민 편의를 명목으로 도로 개통을 강행하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혀 한동안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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