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 中高 영어 수학 실력따라 3단계 나눠 수업

  • 입력 2005년 10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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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들이 각각 중고교에 진학하는 2008학년도부터 영어 수학과목 수업을 실력에 따라 상-중-하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받게 된다. 교과서도 수준별 수업이 가능하도록 다양해지고 모든 학생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성적 평가 방식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본원에서 ‘수학·영어과 교육과정 개정 시안 및 수준별 수업 활성화 방안’ 공청회를 갖고 이런 내용의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 말까지 교육과정 수정 고시안을 확정해 2008학년도 중학 1학년과 고교 1학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개편 배경=평준화제도는 실력이 제각각인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해 흥미를 잃게 하는 등 획일적 교육이 문제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선 학교는 임시방편으로 주요 과목에 한해 2개 수준 정도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해 왔다.

그러나 수준별 수업에 대한 제도적 재정적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지난해 11월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수준별 수업은 △수학은 중학교 34.3%, 고교 62.5% △영어는 중학교 38.8%, 고교 65.5%가 실시하고 있다.

▽실력에 맞게 반 편성=지금도 학교에서는 수준별 수업을 일부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2008학년도부터는 수업체계와 평가 방식이 대폭 개편된다.

수준별 수업은 2개 학급 학생을 합쳐 영어 수학시간에는 실력에 따라 상-중-하 3단계로 반을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3개 학급을 4단계로, 3개 반을 3단계로 나눠 수업을 진행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2개 학급을 3단계로 나누면 한 반의 규모가 25∼30명이 되고 가장 낮은 단계의 반은 10명 안팎으로 구성해 개별 지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렇게 하려면 영어 수학 교사가 현재보다 1.5배 더 필요하고 교실도 더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교과서는 지금처럼 똑같은 수준의 공통교과서 외에 상-중-하 수준별로 3종을 더 보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험과 평가 이원화=학교에서 수준별 수업을 하더라도 시험은 동일 수준으로 치르는 것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기고사에서 공통 평가와 수준별 평가를 모두 실시한 뒤 각각의 성적을 성적표에 같이 기록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A고교의 한 학년이 300명, 심화반 학생이 100명인 경우를 예로 들자. 어떤 학생이 전체 학생 대상의 공통 평가에서 10등, 심화수준 평가에서 15등을 했다면 성적표에는 ‘공통 평가 10/300’ ‘수준별 평가·심화 15/100’으로 표기된다.

대입 전형에서 내신을 반영할 때는 대학에 따라 공통 평가나 수준별 평가 중 선택하거나 두 성적을 일정 비율로 환산해 활용할 수 있다.

▽전교조 “우열경쟁 조장”=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수준별 수업이 학교 현장에서 실패한 정책으로 확인됐는데 교육부가 수준별 교육과정 개편을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과정 개편에 일선 교사를 참여시켜 합리적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교육 현장에서 거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수준별 수업이 평준화제도를 보완하는 취지는 좋지만 교수학습 자료 및 시설 확충, 교사의 재량권 등 교육 여건이 충분히 확보돼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 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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