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코리아]제4부 나누며 삽시다<1>봉사는 ‘필수과목’

  • 입력 2005년 10월 8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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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은 주는 쪽과 받는 쪽 모두 충만하게 하고, 특히 주는 쪽을 더욱 충만하게 하는 것이 바로 ‘나눔의 비밀’이다.”(법정·法頂 스님, 2004년 12월 ‘길상사 개원 7주년 기념 법회’에서) 본보는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을 한 단계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연중기획 ‘업코리아’의 4부 대주제로 ‘나누며 삽시다’를 택했다. 4부 첫 회로 대학들이 필수과목으로 채택하고 기업들은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등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사회봉사에 대해 살펴봤다.》

사회봉사를 필수과목으로 정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1995년 한양대가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사회봉사를 학점으로 인정한 후 공주대, 광운대, 부산대, 성균관대 등이 사회봉사를 필수과목으로 잇달아 채택했다.

특히 숙명여대의 경우 아무리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라도 15시간 이상의 사회봉사 경험이 없으면 장학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은행과 기업의 신입사원 교육에서도 사회봉사가 필수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외환은행은 올해 8월 입사자들부터 5주간의 신입사원 교육 때 장애인시설, 노인시설 등을 찾아가 의무적으로 세 차례 사회봉사를 하게 한 뒤 봉사활동 내용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이 은행 신입사원 박보경(朴普敬·27) 씨는 “장애아동 단체를 찾아가 잡초도 뽑고 양로원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해 노래도 불렀다”며 “봉사를 통해 기업이 사회에 공헌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지난해 1월부터 2주간의 신입사원 연수 과정 중 하루를 사회봉사 시간으로 의무화했다. 올해 7월 입사한 SK그룹 직원들은 경기 용인시에 있는 노인 보호시설과 장애인 보호시설을 찾아가 청소와 빨래 등 봉사활동을 했다.

사회봉사 경험을 인사평가 자료로 활용하거나 인센티브 지급에 반영하는 회사들도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부터 사회공헌 활동 실적을 직원 평가에 반영하기로 하고 본사와 각 지점 직원들의 사회봉사 활동 내용을 사내 전산망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이 은행은 연말에 봉사활동 실적을 평가해 인사평가 자료에 반영한다.

SK그룹 기업문화실 권오용(權五勇) 전무는 “SK그룹의 경우 각 계열사 자원봉사단장을 최고경영자(CEO)가 맡게 할 만큼 사회봉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나눔경영이 강조되는 기업 환경에서 직원들의 사회공헌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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