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임진강 가을바람에 실려온 참게의 유혹

  • 입력 2005년 9월 24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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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변에서 참게잡이를 하고 있는 어부 김광형 씨. 김 씨는 “힘은 들어도 그물 가득 들어 있는 참게만 보면 힘이 난다”며 씩 웃었다. 파주=이동영  기자
경기 파주시 적성면 임진강변에서 참게잡이를 하고 있는 어부 김광형 씨. 김 씨는 “힘은 들어도 그물 가득 들어 있는 참게만 보면 힘이 난다”며 씩 웃었다. 파주=이동영 기자
임진강 주변에는 ‘가을바람이 참게를 살찌운다’는 말이 전해 온다. 봄여름을 거치며 영양분을 축적한 참게의 속살이 이맘때가 되면 가장 토실토실해지기 때문이다.

23일 오전 경기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임진강변. 어부 김광형(47) 씨가 전날 쳐 둔 어구를 거두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어 그물이 묵직하게 올라오는 듯싶더니 보기 좋게 자란 참게가 줄줄이 엮여 나왔다.

김 씨를 포함해 이 일대에선 90여 척의 어선이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조업에 나서 하루 평균 300∼400kg의 참게를 잡아 올린다.

잡힌 참게는 파주어촌계(031-958-8007) 직판장을 거쳐 임진강 일대 전문식당에 팔려 나가거나 참게장용으로 가공된다.

임진강 참게는 집게다리에 털이 나 있고 특유의 은은한 향으로 한번 맛을 보면 쉽게 잊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조선시대 임금님 수라상에 항상 올려지는 품목이었다고 한다.

수질이 개선되고 1990년대 후반부터 치어 방류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풍어가 계속돼 몇 년째 1kg(약 10마리)이 2만5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가공 과정을 거친 참게장은 이보다 4배가량 비싼 10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참게장에 쓰이는 참게는 별도의 장소로 보내져 kg당 쇠고기 200g과 수수 1kg을 먹이면서 살을 더 찌운다. 깨끗이 씻은 뒤 간장을 달여 붓는 과정을 사흘 간격으로 세 번 반복하고서야 ‘임진강 참게장’ 상표를 달고 시중에 판매된다.

임진강 참게를 맛보려면 파주어촌계로 연락해 파주시 적성면과 파평면, 연천군 백학면 일대 전문식당을 소개받으면 된다.

임진강영어조합 장석진(42) 대표는 “봄에는 황복, 가을에는 참게, 여름 겨울은 잉어와 붕어 등 사시사철 고기잡이로 바쁘다”며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기르면서 가공하고 관광상품화해 더욱 부가가치를 높이는 어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볼거리와 가는 길=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나루터에는 황포돛배 2대가 운항하고 있다. 두지리 일대에는 참게장과 매운탕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10여 곳이 밀집해 있다. 양식장에서 갓 잡은 향어와 송어회도 맛볼 수 있다. 자유로나 통일로를 이용해 문산에서 국도 37호선을 타고 전곡 방면으로 15분 정도 직진하면 폭포어장과 파주어촌계가 나오고 여기서 5분가량 더 가서 적성읍내 사거리에서 좌회전하면 두지리 나루터에 닿는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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