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新川은 희귀 야생동물 신천지

  • 입력 2005년 9월 8일 0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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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심을 가로 지르는 신천(新川)에 멸종위기의 조류 등 희귀 야생동물이 대거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야생동물연합은 7일 “지난 1년 6개월 간 신천의 야생동물 서식실태를 조사한 결과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매, 황조롱이는 물론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동물 2급인 흰목 물떼새, 고라니 등이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대봉교와 수성교 사이에서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암수 한 쌍과 거의 다 자란 새끼 2마리, 갓 태어난 새끼 3마리 등 모두 7마리가 관찰됐다.

또 천연기념물 323호인 매가 수성교 부근에서 비둘기를 사냥하는 모습이 확인됐으며 황조롱이는 금호강과 만나는 신천 하류에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생동물연합은 야산이나 해안가에 주로 서식하는 매는 최근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관찰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도시의 하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세계적으로 1만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흰목 물떼새도 수성교와 대봉교 사이에서 15∼20마리가 관찰됐다.

야생동물연합은 이밖에 신천 도심 구간 15km에 설치돼 있는 수중보 17곳에서 수중 촬영을 통해 비교적 물이 맑은 곳에 서식하는 갈겨니, 꺽지, 메기, 동사리 등 어류 14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야생동물연합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신천 생태계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다.

20여년 전 멱을 감거나 빨래를 할 정도로 깨끗했던 신천은 상류에 가창댐이 들어선 뒤 유량이 줄고 생활하수로 오염되면서 죽은 하천으로 변했으나 1997년부터 대구시의 노력으로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신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은 1993년 18.2ppm에서 1998년 2.4ppm, 지난해 말 1.9ppm으로 2등급 수준을 유지할 정도로 수질이 깨끗해졌다.

야생동물연합 한문식(韓文植) 운영위원은 “이번 조사 결과 신천이 희귀 야생동물의 보금자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신천을 찾은 귀한 손님들이 다시 자취를 감추지 않도록 환경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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