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애아동은 보험도 못 드나

  • 입력 2005년 6월 11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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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캠프에 참가하려는 장애아동들이 보험사로부터 여행자보험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장애아동이 교육과 사회적응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성장한 뒤에 ‘이중 장애’의 고통을 겪을 것이기 때문에 부모 마음은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은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 약관에는 명문 규정을 두지 않고 자체적으로 마련한 보험계약 인수 지침을 통해 은밀하고 비겁하게 장애인 차별을 하고 있다. 장애아 1명당 자원봉사 도우미 1명이 따라붙고 부모들이 동행하는 행사였는데도 보험사가 경직된 인수지침을 적용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보험사들은 장애인이 사고를 당했을 때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증거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만일 더 위험하다면 충남장애인부모회 아산지회장 말대로 합리적으로 보험료율을 높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는가.

장애인 복지의 기본 이념은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와 평등을 통해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있다. 장애인복지법은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 금지는 비단 국가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관에도 당연히 적용되는 것이다.

보험사가 이익을 중시하는 민간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행태는 장애인 사고에 대한 과학적 근거도 없이 무조건 보험 가입을 받아주지 않는 고의적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보험사는 위험 부담이 힘겹다면 정부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 복지에 있어서 아직도 부끄러운 후진국이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더욱 서럽고 힘겹게 하는 부당한 차별은 즉각 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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